(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증시는 지금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썩어 있는 고목과 같다며 부러지기 직전이라고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최고경영자(CEO)가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건들락은 1일(현지시간) 로젠버그리서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뉴욕주 버펄로에 있는 자택에 있던 100년 된 은단풍나무의 거대한 가지가 부러져 굴뚝을 덮칠 뻔한 일화를 전했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겉보기엔 멀쩡해 보였던 그 나무가 실제로는 속이 완전히 비어 있었다며 "완전한 붕괴 직전에 놓여 있었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가 처한 시장 상황이 정확히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 머물고 있지만 이에 동참하는 기업 수가 점점 줄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시장의 폭(market breadth)의 악화'"라고 지적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S&P500 편입 기업 중 80%가 52주 고점 대비 최소 10% 이상 하락해 조정 국면에 진입한 상태다. 39%는 최소 20% 이상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건들락은 "S&P500 내부에는 온갖 부패와 썩은 부위가 자리 잡고 있지만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나무의 속이 비어 있었다는 사실은 거대한 가지가 부러지고 나서야 알아챘듯 시장 역시 겉보기와 달리 속이 비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또 다른 자산군으로부터 비롯될 전이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사모시장에서도 이와 완전히 동일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느낀다"고 짚었다.
그는 사모펀드가 사모신용 운용사를 인수한 뒤 보험사를 사들이고 그 보험사가 계열사인 사모신용 운용사가 발행한 대출 채권을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순환 출자·투자 구조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들락은 "사모펀드와 사모신용 업체들이 투자자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지속적으로 안심시키고 있고 분기별 실적 수치상으로도 대체로 결함은 드러나지 않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건들락은 작년 말 장부상 100달러로 평가되던 자산을 올해 1분기에 77~78달러 선으로 하향 조정한 특정 사모신용 펀드의 사례를 들며 "이는 기초 포트폴리오의 자산 가치가 약 23% 급락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건들락은 또한 급증하는 미국의 재정적자로 투자자들이 점점 더 큰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 앞에는 '화폐 발행(머니 프린팅)'이나 '부채 구조조정'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두 가지 선택지만 놓여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부채 구조조정이 단행되면 국채 보유자들은 만기 연장을 수용하거나 더 낮은 이자(쿠폰) 지급을 감수해야 한다"며 "이 두 가지 방식 모두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고 꼬집었다.
건들락은 2000년 이후 S&P500이 조정을 겪었던 10여 차례의 국면마다 달러인덱스는 매번 8~10%씩 상승했으나 2025년 4월 조정 당시에는 처음으로 달러화가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가 과거와 완전히 다른 경제 체제에 진입했음을 사람들이 깨달았기 때문"이라며 "다음 경기 침체가 찾아올 때 달러는 상승하는 대신 오히려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jhjin@yna.co.kr
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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