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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美 국채금리에도 달러-원은 '무덤덤'…이유는

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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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빨강)와 달러-원(파랑) 추이

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미국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지만 달러-원 환율은 오히려 하향 안정되는 흐름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역대급 수출 호조에 힘입은 원화 고유의 강세 요인이 대외 상승 압력을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 국채금리 상승의 성격 자체가 달러 강세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진단도 있다.

2일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별(화면번호 6533)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87bp 오르며 1994년 이후 분기 기준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 강화, 미국 재정적자 우려 심화가 한꺼번에 금리를 밀어 올렸다.

통상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 달러 자산의 수익률이 높아져 달러 수요가 늘어난다. 이에 따라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상방 압력을 받고, 이는 다시 달러-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최근의 그림은 다르다. 미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것과 대조적으로 달러-원은 하향 안정화하고 있어서다.

3분기 미 국채금리가 급등한 것과 달리 달러-원은 200원 가까이 내려 최근 1,300원 중반대에 형성돼 있다.

시장에서는 미 국채금리 상승이라는 대외 변수를 압도할 만큼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활발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9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3.5% 증가한 1천209억달러, 무역수지는 400억달러 넘게 증가한 498억달러로 집계됐다. 모두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워낙 반도체 수출이 좋고 앞으로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원화의 펀더멘털 자체가 달라지는 게 아닌가 싶다"며 "정부의 외환시장·자본시장 선진화 노력도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달러가 연동돼 상단을 뚫고 오르고 있지만, 달러-원은 대내 수급상 달러 매도 압력이 더 강하다"며 "9월 말이 분기 말인 데다 중간 법인세 분할납부 기간이기도 해서 그 수요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계속 환율이 오른다는 기대가 강하지 않다 보니 최근 저점에 비해 단기적으로 올랐을 때 이 정도 수준에서라도 달러를 팔려는 수요가 꽤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상승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미 국채금리 상승은 재정건전성 우려와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 확대가 주도하고 있어 금리 상승이 곧장 달러 강세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채권시장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모든 위험자산이 하락하고 있지는 않다. 미국 주식이나 원화는 그럭저럭 잘 버티고 있다"며 "지금은 '나쁜' 금리 상승의 성격 탓에 금리 상승이 달러 강세로 이어지는 전달 경로가 약화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장기금리 상승이 곧 통화 강세라는 구도는 훼손됐다"며 "이제 고금리에 대한 체력과 정치력을 테스트하는 국면으로 전환됐으며, 성장이 높으면서도 장기금리 상승이 억제되는 통화가 선호될 것"이라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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