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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 국채금리가 24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미 증시는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예상외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월가에서는 최근 금리 상승이 비교적 점진적으로 이뤄진 데다 미국 경제와 기업 실적이 탄탄한 점이 증시를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현재가(화면번호 6531)에 따르면 간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종가는 하락했지만, 장중 한때 5.347%까지 치솟아 200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장중 5.693%까지 올라 24년 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통상 국채금리 상승은 금융여건을 긴축시키고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높인다는 점에서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다. 특히 10년물 금리 5% 이상은 월가에서 증시에 부담을 주는 '위험 구간'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약 12% 상승했으며, 지난 8월 기록한 사상 최고 종가 7,798.99와의 격차도 약 2%에 불과하다. 나스닥100지수는 채권시장 매도세에도 연초 이후 약 20% 상승했다. 반면 뱅가드 토털 채권시장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에도 증시가 견조한 첫 번째 이유로 국채금리 상승이 최근까지 비교적 점진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꼽았다.
10년물 금리가 4.5%에서 5%까지 오르는 데 약 4개월 반이 걸리면서 투자자들이 고금리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크리티 굽타 JP모건 프라이빗뱅크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과거 채권시장 발작 때와 같은 시스템 충격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며 채권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지 않는 한 증시가 금리 상승을 소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증시를 지지하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는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을 3.7%로 추산하고 있다. 2분기 2.2%보다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진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지난달 23일 발표된 S&P글로벌의 9월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도 58.4로, 미국 경제활동이 약 5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확대됐음을 시사했다.
JP모건 전략가들은 "수익률곡선의 스티프닝은 높은 금리에도 시장이 경제 성장세를 강하고 지속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기업 실적 호조와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도 국채금리 상승 충격을 상쇄하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이익은 3개 분기 연속 2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관련 기대감이 대형 기술주를 끌어올리면서 다른 종목의 약세를 상쇄하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메타 플랫폼스의 소비자용 AI 에이전트 '뮤즈'에 대한 기대가 채권시장 약세에도 주가를 지지한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다만 주식과 채권시장의 이례적인 괴리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경고도 나온다.
마크 말렉 시버트파이낸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주식과 채권시장의 괴리가 "비정상적이며 극단적인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10년물 국채금리가 올해 말까지 5.25%를 웃도는지를 주시해야 한다며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이 이렇게 심하게 엇갈린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두 시장 간 조정이 나타나야 한다"며 "통상 승자는 채권시장"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로젠버그 로젠버그리서치 대표도 주가지수의 강세가 시장 내부의 약세를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지만 지수 구성 종목의 중간값을 보면 52주 최고치 대비 약 15% 하락했다는 것이다.
로젠버그는 "헤드라인 지수는 고점에 매우 가까운데 평균적인 종목은 이미 조정 국면에 들어간 사례가 과거에도 있었다"며 1929년과 1973년, 1999년을 사례로 제시했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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