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IBK기업은행이 예상보다 중소기업 대출 부실이 커지자 정책금융 공급 기준 재검토에 들어갔다.
기존 업종 중심의 여신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과 신용·담보, 정책금융 부합도까지 반영해 대출자산의 우선순위를 정교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로 중소기업 자금 수요는 이어지고 있지만 연체율 관리 부담도 커진 만큼, 기업은행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은행으로서의 건전성 관리를 동시에 반영한 여신 운용 체계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여신포트폴리오 관리체계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대출자산을 단순히 업종별로 나누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과 신용·담보, 정책금융 부합도까지 함께 보는 데 있다.
기업은행은 현행 업종 단위 관리 기준이 최신 산업구조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대출자산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지역과 신용·담보 등 새로운 분류 기준을 추가로 분석할 계획이다.
그동안 은행권의 여신 관리는 업종별 익스포저와 차주 신용도, 담보 수준 등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그러나 산업구조 변화와 지역별 경기 차별화, 중소기업 자금 사정 악화가 맞물리면서 기존 분류 방식만으로는 정책금융의 효과와 리스크를 함께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의 비중 구성 변화 등 전행 차원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기 위한 방향성도 새로 마련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대기업 등 기업대출 내 구성 변화와 가계대출 비중을 함께 살펴 전체 대출자산 배분 전략을 재점검하겠다는 취지다.
눈에 띄는 대목은 대출자산 평가 기준에 정책금융 부합도를 포함했다는 점이다.
기업은행은 업종, 지역, 신용·담보로 구분된 대출자산을 건전성, 수익성, 정책금융 부합도 관점에서 비교·분석하고, 다양한 대출자산 조합별 최적점을 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출자산을 종합적으로 서열화하고 전행과 부점 단위의 최적 포트폴리오를 도출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분석모형도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대출자산을 단순히 위험과 수익 기준으로만 평가하지 않고, 중소기업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도 함께 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업은행으로서는 정책금융 공급을 늘리라는 요구와 부실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다.
앞으로는 정책자금을 얼마나 많이 공급했는지뿐 아니라 어느 업종과 지역에, 어떤 기준으로 공급했는지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담보력이 부족하지만 정책적 지원 필요성이 큰 차주를 어떻게 평가할지, 경기 둔화에 취약한 업종과 지역에 대한 자금 공급을 어느 수준까지 유지할지 등이 여신 운용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작업을 단순한 내부 시스템 개선보다 정책금융 공급의 우선순위를 정교화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부진으로 중소기업의 금융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부실 확대를 막기 위한 리스크 관리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은 수익성과 건전성만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짤 수 없고 정책 목적에 맞는 자금 공급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업종과 지역, 담보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정책금융 배분의 근거를 보다 체계적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기업은행 제공]
sgyoon@yna.co.kr
윤슬기
sgyoon@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