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백기사 자처하며 1% 취득…상호 지분보유 의미 퇴색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포스코가 보유 중이던 우리금융지주 지분 전량을 처분하면서 우리은행도 포스코홀딩스 지분 정리에 나설지 주목된다.
포스코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은 전략적으로 지분을 맞교환한 건 아니지만 10년 넘게 지분을 상호 보유하며 우호적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이번 지분 매각을 계기로 양사 관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2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일(1일) 장 개시 전 보유하고 있던 우리금융 주식 전량(2천28만주·2.8%)을 블록딜로 처분했다.
매각가는 주당 3만3천360원으로, 총 6천765억원 규모다. 포스코는 재무건전성 강화와 미래사업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이번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포스코그룹이 지난 10년간 이어온 우리금융(우리은행) 지분 투자가 마무리됐다.
포스코는 지난 2016년 정부가 예금보험공사 보유 우리은행 지분 51.06% 중 30%를 과점주주 방식으로 매각해 민영화를 추진할 당시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조성한 투자신탁에 2천444억원을 출자해 지분 3%를 확보했다.
명분은 주거래은행과의 금융협력 강화였지만 실제로는 우리은행의 지분 인수 요청에 포스코가 화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우리은행은 포스코, KT 등이 과점주주로 합류해 독자경영에 함께 해주길 희망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2019년 우리금융 지주사 출범으로 우리은행이 100% 자회사가 되며 포스코가 우리금융 지분을 보유한 형태가 됐다.
2022년 포스코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또 한 번 변화가 생겼다. 포스코홀딩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행위제한 규제로 금융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게 되자 2023년 말 해당 지분을 완전 자회사이자 사업회사인 포스코에 넘겼다.
이는 당시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또 다른 금융사인 KB금융지주 지분을 사실상 손해 보고 판 것과 대비돼 우리은행과의 특별한 관계가 더욱 부각됐다.
사실 양사 중 상대방의 지분을 먼저 취득한 건 우리은행이다. 지난 2006년 처음 포스코의 주주가 된 이래 20년 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왔다.
우리은행은 2006년 시장에서 포스코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를 막는 데 힘을 보태겠다며 지분 1%(87만2천주)를 매입했다. 백기사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매입 당시엔 1년만 보유할 계획이었으나 포스코의 협조 요청에 장기 보유로 입장을 선회하기도 했다.
해당 지분은 2009년 말 모두 처분했으나 이듬해 다시 사들였다. 시장에선 우리은행이 민영화를 앞두고 포스코를 주요 투자자로 유치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이는 포스코의 우리은행 지분 인수로 이어졌고, 양측은 이를 바탕으로 굳건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우리은행은 전신인 한일은행 때부터 포스코의 주거래은행을 맡아오는 등 인연이 깊고 오래됐다. 포스코 계열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협력 사례도 상당수다.
2023년 7월 포스코퓨처엠과 이차전지 핵심소재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MOU를 체결했고, 2024년 10월엔 포스코이앤씨와 프리미엄 고객 자산관리 서비스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이 포스코 현지법인인 크라카타우포스코와 철강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손을 맞잡기도 했다.
다만 이번에 포스코가 10년 만에 지분을 정리하며 양사의 관계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상호 지분 보유의 의미가 퇴색된 만큼 우리은행이 보유 중인 포스코홀딩스 지분 1.08%를 정리할 수 있단 예상도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과거에 매입한 포스코 주식을 현재까지 보유 중"이라며 "처분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스코와는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우리은행]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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