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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거래소 '시총 미달 상폐' 규정 위법·무효 판단

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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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엠제약 가처분 인용…상폐 효력 정지·정리매매 금지

200억 조기적용·'45일 연속' 회복요건 제동…추가 제도개편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법원이 한국거래소의 시가총액 미달 상장폐지 규정에 대해 위법·무효라는 판단을 내렸다.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이미 시가총액 기준 추가 상향을 6개월 유예하고 코넥스 이전상장이라는 보완책까지 내놓은 가운데 현행 200억원 기준의 조기 적용과 상장폐지 절차 자체에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추가적인 제도 손질 가능성이 커졌다.

2일 케이엠제약 공시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51부는 이날 케이엠제약이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낸 관리종목지정결정 효력정지가처분 사건에서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부분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케이엠제약과 거래소 사이의 본안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거래소가 지난달 14일 케이엠제약 주권에 대해 내린 상장폐지 결정의 효력을 정지하도록 했다. 정리매매 절차도 진행하지 못하도록 했다.

케이엠제약은 이날 이 같은 결정 내용을 자율공시하면서 이번 결정이 본안소송의 최종 확정판결은 아니며 향후 본안소송과 거래소의 불복 절차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요건을 정한 코스닥시장 상장규정과 기준금액 적용 시기를 앞당긴 부칙 조항이 비례의 원칙에 현저히 어긋나 정의관념에 반한다며 위법·무효라고 판단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은 90거래일 이내에 기준 시가총액 이상을 45거래일 연속 유지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코스닥 시총 상장폐지 기준은 올해 초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높아진 데 이어 지난 7월부터 200억원으로 다시 상향됐다.

당초에는 2027년부터 200억원, 2028년부터 300억원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올해 상장폐지 제도 개편 과정에서 적용 시기를 각각 앞당겼다.

법원은 시총 기준 금액을 상향하는 정책 방향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았다.

다만 시가총액 미달은 이의신청이 허용되지 않는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인데도 기준을 대폭 높이면서 상장사에 의견진술이나 이의신청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은 절차참여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종전보다 까다로워진 회복 요건에도 제동을 걸었다.

거래소는 관리종목 지정 이후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한 회복 요건을 종전 '90거래일 중 누적 30일·연속 10일'에서 '연속 45일'로 강화했다.

재판부는 거래소가 이 같은 회복기간의 타당성을 실증적으로 검토한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시총 200억원 기준 적용 시점을 당초 2027년 1월에서 올해 7월로 6개월 앞당긴 경과조치도 비례원칙에 어긋난다고 봤다.

거래소가 '부실기업의 적시 퇴출'이라는 공익적 목적 외에 조기 시행의 구체적인 필요성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시총 상장폐지 제도를 이미 한 차례 보완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거래소는 지난달 규정을 개정해 내년 1월 예정이던 시가총액 기준의 추가 상향을 6개월 유예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장은 현재 적용 중인 200억원 기준을 내년 6월 말까지 유지하고, 300억원 기준은 내년 7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일정 재무요건을 충족한 시총 미달 기업에 대해서는 정리매매 없이 코넥스로 이전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 법원 판단은 향후 300억원 기준의 적용 시기보다 현재 시행 중인 200억원 기준의 조기 적용 자체와 상장폐지 과정에서 기업의 절차참여권을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현행 200억원 기준을 계속 적용할 수 있을지와 함께 시총 미달 기업에 별도의 의견진술이나 이의신청, 상장적격성 판단 절차를 도입할지가 향후 제도개편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법원이 실증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45거래일 연속' 회복 요건을 유지할지도 관심사다.

이번 결정의 영향은 다른 시총 미달 상장사에도 즉각 나타났다.

거래소는 이날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폐지가 결정돼 정리매매가 진행 중이던 코스닥 상장사 세진티에스의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거래소는 가처분 인용에 따라 해당 상장폐지 조항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향후 정리매매 진행 여부는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다.

케이엠제약은 시가총액이 30거래일 연속 기준금액에 미달하면서 지난 7월 9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후 회복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지난달 14일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한국거래소

[촬영 임은진]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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