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우리나라 수출의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해외자산이 수출 충격을 흡수할 버팀목이 될 수 있는지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와 컴퓨터 등 AI 관련 품목이 수출 호황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해외자산까지 같은 투자 사이클에 노출돼 있다면, AI 경기가 꺾일 때 수출과 자산가치가 동시에 압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우리나라 수출은 1천209억4천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83.5%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 호황의 핵심 동력은 AI 투자 사이클이다.
9월 반도체 수출은 603억달러로 262.8% 급증했고, 컴퓨터 수출도 AI 인프라 투자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에 힘입어 435.3% 늘어난 70억달러를 기록했다.
두 품목은 전체 수출의 55.6%를 차지했다.
LS증권은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증가율은 23%지만, 컴퓨터와 SSD를 제외하면 11.8%로 낮아진다는 건 품목별 쏠림이 강해졌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AI 투자 효과는 전기기기(23.4%)와 비철금속(33.6%), 철강(3.3%) 등 데이터센터 관련 품목으로도 서서히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9월 수출에서 자동차(-5.5%), 자동차부품(-7.2%), 일반기계(-3.2%), 디스플레이(-9.5%), 바이오헬스(-8.6%) 등은 감소했다.
최광혁 LS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글로벌 경기 자체가 반도체를 기준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라면서도 "AI 관련 우려가 발생하거나 AI 투자가 지연될 경우 한국 경제 전체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는 구조로 변화 중이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이 대외 충격을 흡수할 해외자산에서도 나타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상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최근 칼럼에서 수출과 해외자산이라는 한국 경제의 두 가지 강점이 동일한 충격 앞에서도 함께 버텨낼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짚었다.
수출과 해외자산이 같은 AI 투자 사이클에 노출돼 있다면, 투자 확대기에는 양쪽이 함께 호조를 보일 수 있지만 사이클이 꺾일 때는 동시에 압박받을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 거주자의 대외금융자산은 2조4천400억달러로, 이 가운데 미국 비중은 47.1%에 달했다.
미국에 투자된 자산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노출 정도를 판단할 수는 없다. 미국 국채와 기술주가 같은 미국 자산으로 묶이더라도 위험의 성격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 실장은 해외자산이 실제로 어떤 산업과 상품에 투자돼 있는지, 통화와 환헤지는 어떠한지, 그 자산을 가계·기업·연기금 중 누가 보유하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실장은 "한국은 해외에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축적했고, 이 자산은 손실을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면서도 "이제 다음에 물어야할 것은 수출 여건이 악화했을 때 그 자산이 어느 정도 버팀목 역할을 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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