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SKIET 등 자회사 증자형 비중 높아…관련 부담 2.3조로 확대
신용등급 트리거에 조기정산 가능성도…3.9조 몰린 2028년 분수령
[※편집자주 : 국내 대기업들이 주가수익스왑(PRS)을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PRS는 차입 부담을 낮추면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기초자산 가치 하락 시 정산·차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주요 그룹의 PRS 활용 배경과 재무적 효과, 잠재 위험을 4회에 걸쳐 짚어봅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SK그룹이 배터리 사업 지원과 투자재원 확보 과정에서 적극 활용해 온 주가수익스왑(PRS)이 향후 재무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PRS는 직접 차입을 늘리지 않고 외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기초자산의 주가나 기업가치가 하락하면 관련 부담이 계약을 맺은 기업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5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그룹의 PRS 누적 계약액은 약 7조3천억원, 계약잔액은 7조1천억원으로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가장 많다. 한화 3조6천억원, 포스코 2조5천억원, LG 2조원 등을 크게 웃돈다.
SK㈜의 SK이노베이션 신주와 SK바이오팜 구주 관련 거래가 2조8천억원, SK이노베이션의 SK온·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신주 관련 거래가 3조8천억원이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 SK온 지원에 PRS 집중
SK그룹 PRS는 단순한 보유지분 현금화보다 자회사 증자와 연계한 거래 비중이 높았다.
SK이노베이션은 2024년부터 SK온 신주를 기초로 PRS를 활용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SK온 2조원과 SKIET 3천억원 규모의 증자에 추가로 PRS를 동원했다.
SK㈜도 지난해 7월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 과정에서 금융기관이 인수한 1조6천억원 규모 신주에 PRS를 제공했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배터리 계열사를 지원하면서 직접 출자나 차입 증가 부담을 줄인 것이다.
한신평은 SK그룹의 자회사 증자형 PRS 상당 부분이 대규모 투자로 재무 부담이 누적된 SK온 지원과 연계돼 있다고 분석했다.
SK㈜는 올해 2월 26일 SK바이오팜 지분 1조2천500억원어치를 기초로 3년 만기 PRS 계약을 체결했으며, 실제 지분 처분은 3월 말 이뤄졌다.
PRS는 주식의 법적 소유권 등을 투자자에게 넘겨 현금을 확보한 뒤 향후 처분가격과 기준가격의 차이를 정산하는 구조다.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가격을 웃돌면 기업이 상승분을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면 차액을 부담해야 한다. 진성 매각으로 인정될 경우 조달액 전체가 차입금으로 잡히지 않아 재무제표 관리에는 유리하지만, 계약조건에 따라 담보 보강이나 조기 정산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잠재 부담 커져…만기 전 트리거도 변수
이 같은 가격 위험은 이미 회계상 부담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신평이 집계한 SK그룹의 PRS 관련 파생상품부채 등은 지난해 말 7천72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3천억원으로 약 3배 늘었다. 계약잔액의 32.3% 수준이다. SK온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 배터리·에너지 관련 기초자산의 가치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2조3천억원은 파생상품 평가부채뿐 아니라 일부 계약의 정산 금액이 확정되면서 미지급금으로 전환된 금액을 포함한 수치다.
최근 SKIET 합병 과정에서는 이미 인식된 PRS 평가손실이 향후 실제 현금 유출로 이어질지가 변수로 떠올랐다.
KB증권은 SKIET PRS 기준가격인 주당 2만8천600원과 당시 평가가격의 차이를 감안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차액 보상 부담이 약 1천300억~1천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다만 실제 정산 방식과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만기 이전에 정산 부담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한신평은 PRS의 주요 약정 가운데 신용등급 하락 시 조기정산이나 추가 담보 등을 요구하는 '신용등급 트리거'가 있으며 SK이노베이션 관련 거래에서도 이러한 약정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만기 집중도도 변수다. SK㈜의 SK이노베이션 관련 1조6천억원과 SK이노베이션의 SK온 2조원·SKIET 3천억원 등 총 3조9천억원의 만기가 2028년 7~8월에 몰려 있다.
한신평은 "투자자 회수 여건에 따라 계약 만기 시점 스왑매도자인 SK이노베이션의 정산 또는 상환·차환 부담으로 전이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만기 때 투자자가 SK온 지분을 원하는 가격에 처분하기 어려울 경우 SK이노베이션이 가격 차이를 정산하거나, 기존 투자금을 상환 또는 다시 차환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