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및 재무 부담 완화한 전략적 선택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대규모로 매각하는 대신 주가수익스와프(PRS)로 2조원을 마련한 LG화학의 선택이 현시점에서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딜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처분했다면 누리지 못했을 평가이익 구간이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활용한 PRS 계약을 체결한다고 지난해 10월 공시했다. PRS(Price Return Swap)는 기업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물처럼 증권사에 넘기고, 현금을 조달하는 계약이다. 기업은 계약기간 동안 증권사에 이자 성격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만약 증권사가 맡은 주식의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면 그 차액을 정산한다.
LG화학은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보통주 575만주를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KB증권·대신증권 등에 맡기고 1조9천981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계약기간은 3년으로, 주가 기준금액은 계약 전날(2025년 9월 30일) 종가인 주당 34만7천500원이 적용됐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 LG화학이 PRS를 선택한 이유는 세금과 재무 부담 완화다.
PRS 계약으로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은 81.8%에서 79.4%로 감소했다. 글로벌 최저한세 발생 기준인 80% 이하로 모회사 지분율을 조정한 것이다. 글로벌 최저한세란 OECD 회원국이 주도한 조세 제도로, 지분율이 80%를 넘으면 연결 대상 기업을 포함해 최저한세 적용 대상이 넓어진다.
아울러 LG화학은 PRS로 확보한 자금을 첨단소재와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 투자 때문에 빌린 자금을 갚는 데 쓰기로 했다. LG화학 부채비율은 2022년 3월 말 81.5%에서 2025년 6월 말 110.7%로 증가했다.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업황이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부진한 가운데, 신사업 설비투자까지 증가해서다.
LG화학이 세금과 재무 문제를 풀고자 전략적으로 선택한 카드인 PRS는 블록딜보다 장점이 명확하다. 블록딜은 거래가 빠르고 구조가 단순하지만, 주식을 싸게 팔아야 하며 주가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반면 PRS는 필요한 실탄을 즉각 확보하면서도 지분 처분에 따른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장래에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오를 경우 LG화학은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 계약 체결 이후 1년이 지난 이달 1일 기준으로 PRS 계약은 LG화학에 유리한 평가구간에 있다.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계약의 기초자산인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주당 36만원(1일 기준)을 기록했다. 최초 기준가인 34만7천500원보다 1만2천500원 높은 수준이다. 기초자산 규모가 575만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LG화학의 평가상 정산이익은 718억7천500만원으로 계산된다.
시장에서 그룹 내 유일하게 PRS 계약을 맺은 LG화학이 똘똘한 선택을 했다고 평가하는 배경이다. LG그룹은 SK그룹(7조3천억원)과 한화그룹(3조6천억원) 등보다 훨씬 적은 수준의 PRS 계약을 맺으며 재무적 건전성도 유지하고 있다. 또한 LG그룹은 시장가격과 처분경로가 상대적으로 명확한 국내 상장 자회사 지분을 기초로 PRS 계약을 맺었다. 다른 그룹과 비교해 가치평가 및 처분가능성 측면의 불확실성이 낮은 셈이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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