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합리화委, 디스플레이 현장규제 7건 개선…PPA '다수 대 다수' 거래 허용
화학물질 영업비밀 보호·설비 증설 시운전 단축…전기점검 이중기록도 손질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정부가 앞으로 자동차 디스플레이용 강화유리를 수입할 때 받아야 했던 항공우주산업협회의 승인을 없앤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연구개발과 제조혁신에 활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보안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재생에너지 특구에서는 여러 발전사업자와 기업이 동시에 전력을 사고파는 '다수 대 다수' 직접전력거래(PPA)도 허용된다.
정부는 지난 2일 이재명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규제합리화위원회 성장분과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디스플레이 산업 현장규제 개선방안'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개선안은 디스플레이 업계가 생산·투자 과정에서 제기해 온 규제 애로를 토대로 모두 7개 과제를 손질하는 게 골자다.
우선 자동차 디스플레이 커버윈도우용 강화유리는 수입승인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해당 제품은 항공기·우주선용 강화유리와 동일한 관세품목분류코드(HS Code)로 분류돼 수입할 때 한국항공우주산업협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과거에는 '기타 강화유리'로 분류돼 승인 대상이 아니었지만 세계관세기구(WCO) 결정에 따라 HS코드가 바뀌면서 항공 관련 제품과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됐다.
정부는 자동차 내부 디스플레이처럼 항공 안전관리라는 규제 목적과 관련성이 낮은 품목을 승인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수출입공고'를 개정한다. 이달 관계기관 의견수렴을 시작해 행정예고 등을 거쳐 연내 개정을 마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조달 방식도 다양해진다.
현재 직접 PPA는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 간 '1 대 1', '1 대 다수', '다수 대 1' 거래만 가능하다. 여러 공급자와 여러 수요자가 동시에 참여하는 '다수 대 다수' 거래는 허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메가특구법에 따른 재생에너지 특구에 한해 다수 대 다수 직접 PPA를 허용한다. 특구에서 거래량 산정과 정산 방식 등을 검증한 뒤 제도 확대 여부를 검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국가핵심기술 분야의 생성형 AI 활용을 위한 규제 기준도 구체화한다.
그간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연구개발과 데이터 분석, 제조공정 혁신 등에 생성형 AI를 활용할 필요성이 커졌지만 국가핵심기술 유출 우려 때문에 실제 활용 범위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관계기관 협의와 보안성 검토를 거쳐 국가핵심기술을 보호하면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는 보안 가이드라인을 내년 1분기까지 마련해 공표할 예정이다. 기업이 AI에 입력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와 절차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화학물질 관련 규제도 손질한다.
일정 기준 이상의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이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를 지역사회에 고지할 때 영업비밀 보호가 필요한 정보는 실제 물질명 대신 총칭명으로 표기할 수 있도록 한다. 별도 법령 개정 없이 유권해석 등을 통해 즉시 현장에 적용할 방침이다.
화학사고 영향범위를 산정할 때 실제 화학물질 함량을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 작성 프로그램(KORA)은 물질의 실제 함량과 관계없이 100% 함량을 기준으로 사고 영향범위를 계산한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KORA를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실제 함량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디스플레이 생산설비 증설에 걸리는 행정기간도 줄인다.
현재 기업이 생산장비를 증설하면 통합환경허가 변경허가를 받고 가동개시 신고가 수리된 이후에도 관련 절차에 시간이 소요돼 신속한 설비 가동에 부담이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정부는 잦은 시설 변경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변경허가와 가동개시 신고 수리 이후 우선 시운전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장 확인을 사후에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기설비 점검 과정의 이중 기록 부담도 없앤다.
전압·전류·온도 등을 온라인 시스템에서 실시간으로 감시·기록하고 있는 사업장에서도 별도의 점검기록표를 수작업으로 작성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온라인 시스템 출력자료를 점검기록표의 측정치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명확히 한다.
다만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산출되지 않는 점검자의 확인·판정 결과 등은 별도로 작성해 보존해야 한다.
이처럼 정부가 디스플레이 규제 개선에 나선 것은 중국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어서다.
총리실은 "한국의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28.9%로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LCD 시장 점유율은 2020년 20.2%에서 2024년 10.0%로 떨어졌다"며 "같은 기간 중국은 44.7%에서 63.4%로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OLED에서도 한국의 점유율은 2020년 87.3%에서 지난해 68.7%로 낮아진 반면 중국은 12.1%에서 31.2%까지 확대됐다"며 "정부는 이번 개선과제의 이행 상황을 지속해서 점검하는 한편 다른 업종에서도 투자와 기술혁신을 저해하는 현장 규제를 추가 발굴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김민성 민관합동규제합리화추진단 부단장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자동차 디스플레이용 강화 유리의 수입 승인 부담 개선 등을 내용으로 한 디스플레이 규제합리화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6.10.6 jeong@yna.co.kr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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