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업계 우려 거론에 "농어민 신뢰·공감대 전제로 국익 따져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를 농어민들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라고 지시했다.
급변하는 국제 통상 질서에서 CPTPP가 갖는 전략적 가치를 고려하되, 시장 개방에 대한 농수산업계의 우려와 피해 가능성을 충분히 살펴 사회적 공감대를 우선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CPTPP 가입 문제와 관련해 결론을 정해놓고 서두르지 말고, 원점에서 농어민들과 다시 대화를 시작할 것을 지시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이 대통령은 "국제 통상 질서의 격변기에 CPTPP의 전략적 가치가 중요하다는 의견과 농수산업계의 우려가 매우 크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책 추진은 농어민들의 신뢰 및 공감대를 전제로 국익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이 대통령이 CPTPP 가입에 따른 농축수산업계의 피해 우려에 대해 직접 만나 의견을 듣겠다고 밝힌 데 이어, 가입 추진의 전제 조건으로 농어민의 신뢰와 공감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에도 CPTPP 가입에 따른 농축수산업계의 피해 가능성을 거론하며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전략안보산업으로서의 농어업과 축산·산림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너무 걱정 마시기 바란다"고 썼다.
이 대통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할 당시 농업 등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에서 거센 반발이 있었던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FTA가 불가피하지만, 그 손익에 따른 갈등도 불가피하다"며 "이 갈등은 조정, 즉 이익을 보는 측에서 손실을 보는 측을 십시일반으로 지원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FTA로 발생한 수출 증가액에 일정 비율의 부담금을 부과해 피해 산업을 지원하는 방식을 하나의 예로 제시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을 1조원 이상으로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현재까지 3천255억원에 그친 기금에 내년 예산으로 2천억원을 우선 투입하고, 향후 5천억원을 추가 투입해 당초 약속했던 1조원 이상의 재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향후에도 시장 확장은 계속돼야 되는데, 그로 인해서 이익을 보는 영역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또 피해를 입는 영역이 있기 마련인데, 이에 대해서 당연히 이익을 보는 분야에서 피해를 보는 분야로 지원이 적정하게 되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거 FTA 체결 과정에서 농민 피해를 보전하기 위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농어민의 신뢰가 약화됐다고 평가하며 "이미 지나간 일이긴 하지만 최소한의 기금을 확보한다, 정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아주 작은 조치다, 이렇게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고 상생기금 확충 배경을 공들여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CPTPP 관련 논의는 가입 자체를 전제로 한 속도전보다는 농수산업계와의 협의 및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다시 점검하는 데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CPTPP 가입에 따른 통상·공급망 측면의 전략적 이익과 농수산물 시장 개방에 따른 국내 산업의 부담을 함께 따져 최종적인 국익을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는 향후 농어민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 다시 협의를 진행하며 CPTPP 가입 문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6 ha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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