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 운용사 CUAM 천수차오 총괄
中, GPU·메모리 등 연산격차 2년 정도 뒤처져
"모든 영역 빠짐없이 갖춘 것은 중국의 경쟁력"
[출처: 후이톈푸자산운용]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권투에서 체중이 두 배 넘게 차이 나면 시합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은 오랫동안 싸웠지만 중국은 쓰러지지 않았다. 이미 같은 체급이라는 이야기다."
천쑤차오 후이톈푸자산운용(CUAM) 크로스보더 투자총괄은 7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중국 기술 산업의 경쟁력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천 총괄은 "2018년 무역전쟁 이후 미중 경쟁의 핵심은 줄곧 기술이었다"며 "지금까지 승부가 나지 않았다는 건 중국 기술 산업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산업 사슬의 정점인 대형 모델은 사실상 미중이 양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반년가량 뒤처져 있지만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 등 연산 인프라는 격차가 2년 안팎으로 더 크다고 봤다. 다만 "중국은 이 모든 영역을 빠짐없이 갖췄다"고 했다.
생산능력은 중국의 무기로 꼽았다. AI 수요가 폭발하면서 세계가 증설 경쟁에 뛰어들었는데, 중국은 장비의 절반 이상을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어 증설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투자 전망은 밝게 봤다. 천 총괄은 "중국 기술주의 시가총액은 아직 미국보다 한참 작다"며 "그만큼 저평가돼 있고, 오를 여지도 크다"고 했다.
천 총괄은 중국 칭화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증권·운용업계에서 26년간 일했다. 현재 CUAM 홍콩 법인의 IPO 투자 전략을 총괄하며 'CUAM 플렉서블 전략 펀드(CUAM Flexible Strategy Fund)' 등을 운용하고 있다.
2005년 설립된 CUAM은 운용자산이 1조4천500억위안(약 290조원)을 넘는 중국 대형 자산운용사다. 우량 기업을 골라 중장기 포트폴리오를 짜고, 안정적인 장기 수익을 추구한다.
[출처: CUAM]
다음은 천 총괄과의 일문일답.
--홍콩 IPO 시장에서 어떤 전략을 쓰나.
▲IPO 딜, 그중에서도 코너스톤·앵커 투자가 중심이다. 지금은 기술주 비중이 높지만 기술주만 보는 건 아니다. 기술·헬스케어·첨단 제조 세 섹터에 무게를 두되, 업종 전반에서 기회를 찾는다.
--투자할 기업은 어떻게 고르나.
▲네 가지를 본다. 산업 전망이 밝은지, 뚜렷한 경쟁우위를 가진 선도 기업인지, IPO로 조달한 자금이 수익성을 끌어올릴지, 밸류에이션이 합리적인지다. 주식 투자·리서치 인력만 100명이 넘고, 기술 업종 펀드매니저도 10명 이상이다. 이 인력으로 사실상 모든 기업을 한 번씩 걸러 보고, 5~10곳 중 한 곳만 고른다.
방법은 두 가지를 섞는다. 먼저 유망 섹터를 정하는 톱다운이다. 그다음은 바텀업인데, 우리끼리는 '돌을 하나하나 뒤집어 본다'고 한다. 정해진 섹터 안에서 회사를 하나씩 뜯어보며 좋은 곳을 골라낸다는 뜻이다.
--미니맥스, CXMT 같은 기업이 미국 경쟁사와 맞설 수 있나.
▲이 기업들은 결국 모두 AI로 연결된다. 그래서 대형 언어모델에서 출발해 산업 사슬을 따라 내려간다. 모델이 좋아지면 연산력이 필요하고, 연산력엔 메모리가 필요하다. 그 아래엔 칩과 메모리를 만드는 파운드리가 있다. 이렇게 내려가며 기술 집약도가 가장 높은 고리를 찾고, 거기서 경쟁력 있는 회사를 고른다. 한마디로 산업 사슬을 먼저 보고, 그다음에 회사를 본다. 고른 회사는 경쟁력이 있으면서 가치를 제대로 따져 볼 수 있고, 실제로 투자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중국 반도체 산업이 외부 압박을 뚫고 글로벌 경쟁을 할 수 있을까.
▲2018년 무역전쟁 이후 미중 경쟁의 핵심은 기술이었다. 아직 승부가 나지 않았다는 건 중국 기술 산업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AI 사슬의 꼭대기인 대형 모델은 사실상 미중 두 나라가 나눠 갖고 있다. 중국이 반년쯤 뒤처졌지만, 격차는 빠르게 줄고 있다. 그 아래 GPU·메모리 같은 연산 인프라는 격차가 2년 정도로 더 크다. 그래도 중국은 이 모든 영역을 빠짐없이 갖췄다. 특정 용도에 맞춘 모델과 칩 분야에선 새로 뛰어드는 기업도 해마다 늘고 있다. 무시할 수 없는 힘이다.
생산능력도 강점이다. AI 수요가 폭발하면서 세계가 증설 경쟁에 나섰다. 중국은 장비의 절반 이상을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어 증설 속도가 훨씬 빠르다. 일부 핵심 장비는 여전히 해외에 기대지만, 일단 중국에서 생산하면 공급망을 통째로 갖춘 데서 나오는 원가 경쟁력이 압도적이다.
--이들 기업이 상장 전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나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8개가 기술 기업이다. 반면 중국 시총 상위권엔 최근까지 기술 기업이 거의 없었다. 산업 경쟁력은 미국과 대등해지는데 몸값은 한참 못 미친다는 얘기다. 그러니 앞으로 크게 클 수밖에 없다는 기대가 생겼다.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가 품은 꿈이다.
이런 큰 방향이 서자 기술을 가진 창업자들이 확신을 갖고 회사를 세웠다. 시장이 아직 알아보지 못하던 초기엔 정부 펀드가 먼저 들어가 길을 텄다. 3~5년이 지나 기업가치가 빠르게 불어나자 민간 자금이 뒤따랐다. 최근 GPU·대형 모델·로봇 기업이 잇따라 상장해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겼다. 이제는 정부든 민간이든 신흥 기술 산업에 뜨거운 관심을 보인다. 우리 펀드도 지난 1년간 수익 대부분을 기술주에서 냈고, 준비 중인 딜도 절반 이상이 기술 기업이다.
--앞으로 1~2년간 주목할 만한 기업은.
▲파이프라인에 올린 기업은 모두 자신 있게 고른 곳이다. 하나같이 5~10곳을 비교한 끝에 추려냈다. 그중엔 지난 1년여 사이 주가가 10배 넘게 뛴 곳도 있다. 이건 하나의 신호다. 중국 기술 산업이 미국과 본격적으로 맞붙는다면 산업 전체의 몸값이 몇 배로 뛸 수 있다는 신호다.
권투로 치면 체중이 두 배 넘게 차이 나는 선수끼리는 시합이 안 된다. 미중은 오랫동안 싸웠고 중국은 쓰러지지 않았다. 이미 같은 체급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중국 기술주의 시가총액은 여전히 미국보다 한참 작다. 그만큼 저평가돼 있고, 오를 여지도 크다고 본다.
ytseo@yna.co.kr
서영태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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