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최근 금융권 해킹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5일 서울 시내 한 건물 내에 설치된 은행 ATM기. 2026.10.5 pdj6635@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허동규 기자 =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권 해킹 사고를 계기로 전 금융권의 보안상태 전수점검에 들어갔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등에서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자 사고 금융회사만 들여다보는 방식으로는 유사 사고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금융권 전반의 외부노출 시스템과 인증·접근통제 체계를 회사별로 확인하려는 취지다.
이번 점검은 단순히 피해 여부를 확인하는 사후 조치가 아니라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대고객 서비스는 물론 직원용 업무 시스템, 외부 접속 경로, PG 등 전자금융 관련 서비스까지 금융권 보안관리 체계 전반을 살펴보는 성격이 강하다.
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은 금융당국이 배포한 긴급 보안점검 체크리스트에 따른 자체 점검 결과를 금융회사 업무보고서 및 자료제출 요구 시스템(CPC)을 통해 개별 제출하고 있다.
협회가 업권별 결과를 취합해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별 금융회사가 당국에 직접 제출하는 방식인 만큼, 당국은 회사별 보안상태와 취약점 보완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은행과 카드사는 지난 6일까지 점검 결과를 제출했고, 캐피탈업권을 포함한 여신전문금융업권 일부와 보험, 증권, 저축은행, 전자금융업자 등 나머지 업권은 오는 8일까지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일 약 500개 금융회사에 12개 항목의 긴급 보안점검 체크리스트를 배포했다. 체크리스트에는 공격 IP 차단 여부, 관련 피해 조사 여부, 외부노출 IT 자산·서비스 식별 및 보안 강화 여부, 인증·접근통제 체계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각 금융회사는 보유 서버와 전산자원 전반을 대상으로 항목별 점검을 실시하고, 취약점이 발견된 경우 어떤 방식으로 보완했는지도 함께 제출한다.
당국이 공유한 공격 의심 IP에 대한 차단 조치도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침해사고와 관련해 공격에 활용됐거나 해킹 시도가 의심되는 IP 주소 28개를 금융회사들에 공유했다. 각 금융회사는 해당 IP가 자사 시스템에 접근한 이력이 있는지 확인하고, 추가 접근을 막기 위해 차단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공유 대상 IP는 침해사고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접속 경로와 공격 시도 내역 등을 토대로 정리된 것으로, 추가 분석 결과에 따라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따로 추가 회의가 잡힌 것은 없지만 당국의 보안점검 요청에 대한 업데이트가 계속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사안이 중대하고 범위가 넓다 보니 우선은 대책 마련에 중점을 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여신업권도 최근 토스페이먼츠 등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에서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한 이후 내부 점검을 강화해온 상태다. 일부 회사는 해외 IP 접속을 차단하고 외부 접속 경로와 취약 가능성이 있는 시스템을 재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제출 자료를 취합·분석한 뒤 미흡한 사항이 제대로 조치됐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보완이 필요하거나 추가 확인이 필요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현장점검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점검은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 미비점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권 전반의 공통 취약점을 파악하는 자료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여러 금융회사에서 같은 항목이 반복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개별 회사의 보완 조치에 그치지 않고 보안관리 체계나 관련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점검을 계기로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전산자산과 외부 접속 경로를 상시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중요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서비스의 디지털화로 금융회사 내부 시스템과 외부 서비스의 연결 지점이 늘어난 만큼, 단순히 사고 발생 이후 차단하는 방식이 아니라 평소 외부노출 자산을 식별하고 접근권한을 통제하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각 금융회사가 보유한 전산자산과 외부노출 시스템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보완을 요청하기 위한 작업"이라며 "공통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확인되면 제도적·시스템적 개선 여부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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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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