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 불승인 받았지만 행정심판 청구해 승소
공윤위에 맞서 이긴 '이례적 사례'…불승인 취소
"깐깐한 심사기조 완화될까"…금융당국도 촉각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금융권 퇴직자들의 민간행(行) 문턱을 높여온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공윤위) 취업 심사에 제동이 걸렸다. '취업 불승인' 결정을 받고 두나무 취업이 불발됐던 감사원 출신 고위공무원이 행정심판에서 처분을 뒤집으면서다.
올해 들어 재취업 심사가 부쩍 까다로워진 가운데 나온 이례적인 인용 재결(결정)에 금융위와 금감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심사 기조가 완화할 수 있을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7일 금융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위감사공무원단 출신 A씨는 최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공윤위의 앞선 '취업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는 인용 재결을 받았다. 중앙행심위는 공윤위가 제시한 취업제한 사유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당 처분이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취업을 불허한 공윤위를 상대로 퇴직자가 사실상 '승소' 판단을 받아낸 셈이다.
A씨는 지난 3월 감사원을 퇴직한 뒤 공윤위에 두나무 준법 부서 실장직 취업을 신청했다. 고위공무원 등 취업심사 대상자가 퇴직 후 3년 안에 취업심사 대상기관에 재취업하려면 공윤위 심사를 받아야 한다. 공직자윤리법상 이들은 출근 예정일 30일 전까지 공윤위에 취업심사를 신청해야 하는데, 퇴사자에게만 신청 자격이 있다.
하지만 공윤위는 4월 말 A씨의 취업 신청에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법 시행령 제34조제3항 제8호와 제9호의 취업 승인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8호는 업무 관련성이 있어도 취업 후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적으면 취업을 허용하는 규정이다. 9호는 취업할 분야의 전문성이 입증되고 영향력 행사 가능성도 적은 경우 취업을 허용하는 규정이다. 공윤위는 A씨가 이런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는 당초 5월부터 두나무로 출근할 예정이었으나 불승인 결정으로 발이 묶였다. 그는 공윤위의 결정에 불복해 중앙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최근 인용 재결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A씨에 대한 공윤위의 기존 취업 불승인 처분은 취소됐다.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 인용 결정은 처분을 내린 기관에 법적 구속력을 갖기 때문이다. 다만 인용 결정이 곧 두나무 취업 승인을 이끌어낸 건 아니다. 퇴직자는 공윤위로부터 취업 승인 여부를 다시 판단 받아야 한다.
공윤위가 재결에서 문제 삼은 부분을 보완해 다시 불승인할 변수는 남아 있다. 다만 재심사 과정에서 행정심판위의 판단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조사 없이 같은 논리로 불승인 결정을 되풀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풀이된다.
고위감사공무원단 출신이 취업 불승인에 불복해 행정심판에서 인용 재결을 받은 것은 드문 사례다.
금융위와 금감원 등 금융당국 임직원들도 이번 사례를 주시하고 있다. 깐깐한 재취업 심사의 문턱을 한층 낮출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당국 한 관계자는 "올 들어 재취업 심사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인용 결정이) 심사 기준의 일관성을 높이고 경직된 기조를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될 거란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 관계자는 "유독 엄격했던 금융권 퇴직자들의 재취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심사 결과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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