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기업어음(CP) 금리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오른 가운데 연말 차환 수요와 머니마켓펀드(MMF) 자금 감소가 맞물리면 단기자금시장의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7일 발간한 '크레딧 전략' 보고서에서 최근 CP 금리 상승을 자금시장 경색이 아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단기금리 조정으로 진단하면서도, 연말까지 MMF 잔고와 CP-CD 스프레드를 중심으로 수급 여건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A1' 등급 3개월물 CP 금리는 3.41%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분기 말 MMF 자금 이탈과 CP 발행 수요 증가가 금리를 끌어올렸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9월 CP가 약 5조원 순상환된 점을 고려하면 발행 물량 부담이 금리를 끌어올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금번 상승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단기금리 조정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CP 금리와 기준금리의 격차는 올해 평균보다 낮고, CP와 양도성예금증서(CD) 간 금리 차이(CP-CD 스프레드)도 지난 1일 기준 19bp(1bp=0.01%포인트)로 안정적이다. 'A1' 등급과 'A2' 등급 CP 간 스프레드 역시 축소됐다.
9월 MMF 잔고 감소도 분기 말과 추석 연휴 등 계절적 요인으로 봤다.
그는 "감소 폭도 예년 분기 말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공모 채권형 펀드 잔고도 9월 중 추가로 줄지 않아 채권시장 전반의 자금 이탈 조짐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CP 금리가 국고채·회사채보다 뒤늦게 오른 점도 짚었다. 상반기에는 물가 우려와 기준금리 인상 기대 등으로 국고채·회사채 금리가 먼저 상승했지만, CP 금리는 8월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 전까지 큰 변화가 없었다.
이에 'AA-' 등급 3년물 회사채와 CP 간 금리 차이는 연초 24bp에서 127bp로 벌어진 반면 회사채와 국고채 간 격차는 소폭 확대되는 데 그쳤다. 이 연구원은 "이는 신용위험 확대보다는 장기 금리가 먼저 오른 데 따른 현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회사채와 CP 간 조달비용 차이가 벌어지면서 기업의 단기조달 선호도 높아졌다. 올해 일반회사채는 순상환된 반면 CP·단기사채 잔액은 7월 이후 순상환 흐름에도 1년 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 측에서도 1년 전과 비교해 공모 채권형 펀드 잔고는 줄고 MMF 잔고는 늘어 단기물 선호가 강해졌다. 그는 "확대된 MMF 자금이 늘어난 단기물 공급을 일부 흡수하면서 CP-CD 스프레드 확대도 제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말에는 계절적 자금 수요가 더해지며 CP 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인하기를 제외한 최근 5년간 4분기에는 기관의 연말 장부 마감과 자금 수요 등으로 CP-CD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올해 단기자금 조달이 늘어 차환 물량도 많은 만큼, MMF 잔고 감소와 맞물릴 경우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현재까지 뚜렷한 경색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연말까지 MMF 잔고와 CP-CD 스프레드를 중심으로 수급 여건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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