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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중개시장도 문 열리나…'국내사+글로벌 플랫폼' JV 부상

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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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외환시장 24시간 거래 체제가 석 달째로 접어든 가운데 국내 외환중개사와 글로벌 전자 외환(FX) 플랫폼이 합작법인(JV)을 만드는 방식이 중개 인프라 개편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의 은행 간 달러-원 현물환 거래는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등 2개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8일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에 "현행 2개 중개사를 통한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거래가 모니터링 측면에서는 용이하다"면서도 "특정 중개사의 이해관계만을 위해 다른 사업자의 진입을 막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외환당국 입장에서 현행 체제가 거래 흐름을 모니터링하기에는 편리하지만 시장 개방 과정에서 기존 2개 중개사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갈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대안으로는 국내 중개사와 글로벌 플랫폼이 지분을 공동 투자해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당국이 필요한 거래정보를 보고받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런 요건이 충족되면 글로벌 플랫폼의 국내 진입도 가능하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는 기존 국내 중개사 체제를 유지하는 방식과 글로벌 플랫폼의 직접 진입을 전면 허용하는 방식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는 방안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원화 국제화 과정에서 글로벌 플랫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중개 인프라 개편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27일 송고한 '24시간 열린 서울외환시장, 다음 숙제는 '중개 인프라'…日 사례 보니' 제하의 기사 참고).

국내 중개업계에서도 글로벌 플랫폼과의 제휴나 JV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국내 외환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360T가 원화 시장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국내 중개사와 조인트벤처 형태로 들어오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지만 지분 구조와 경영권, 거래정보 보고 체계 등을 어떻게 설계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360T는 독일 도이체뵈르세 그룹 산하의 외환거래 플랫폼이다. 여러 은행의 호가를 한 화면에서 비교해 체결하는 멀티뱅크 방식으로, 2000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설립돼 2015년 도이체뵈르세에 7억2천500만유로에 인수됐다. 싱가포르에 아시아태평양 법인을 두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 개방은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특히 글로벌 플랫폼과 국내 중개사의 체급 차이도 변수로 꼽힌다.

해당 관계자는 "국내 중개사들도 그동안 전산과 전자거래 플랫폼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왔지만 글로벌 업체와는 자본력과 해외 네트워크의 규모가 다르다"며 "합작으로 시작하더라도 이후 시장을 파악한 글로벌 사업자가 직접 진입할 가능성까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가 일본 사례를 경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BS는 1990년 시티은행과 JP모건 등 글로벌 은행들이 공동 설립한 은행 간 전자중개 플랫폼으로, 2018년 미국 CME그룹이 모회사 NEX를 인수하면서 CME 산하로 편입됐다.

일본에서는 일본계 은행과 외환중개사가 주축이 된 MINEX가 1993년 EBS보다 먼저 전자중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MINEX는 1995년 말 EBS와 합병에 합의한 뒤 1996년 사업과 시스템을 통합했고, 이용자들도 EBS로 이전했다. 이후 EBS는 달러-엔 등 주요 통화의 은행 간 현물환 거래를 사실상 주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일본 금융회사들이 만든 독자 플랫폼이 결국 글로벌 은행 컨소시엄 기반의 EBS에 흡수된 사례인 셈이다.

중개사 관계자는 "원화 국제화는 필요하지만 거래 확대와 함께 당국이 어느 정도까지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을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플랫폼 진입 과정에서는 거래정보 제공이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국내 중개사를 통한 거래는 당국이 거래 흐름을 상대적으로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지만 해외 플랫폼을 통한 거래 비중이 커질 경우 기존과 같은 수준의 모니터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외환중개업계 주요 관계자는 "대형 글로벌 플랫폼들은 거래 데이터를 중요한 사업 자산으로 보기 때문에 당국에 세부 거래정보를 제공하는 데 소극적일 수 있다"며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것과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는 문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달 해외원화업무취급기관(RFI-K) 제도를 도입하면서 송수신인 정보와 거래금액, 거래·결제일 등을 매월 한국은행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24시간 시장을 열어놓고 해외 금융기관이 기존에 사용하는 글로벌 거래 인프라를 계속 배제하기는 쉽지 않다는 현실론도 나온다.

RFI와 RFI-K 등 외국 금융기관의 원화 접근성이 확대되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다음 달 마무리되는 데 이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까지 추진되면서 원화 거래 수요가 늘어날 경우 글로벌 플랫폼의 시장 진입 요구도 커질 수 있다.

향후 쟁점은 JV에 은행 간 현물환 거래를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지와 국내 인가 요건, 거래정보 보고 수준 등을 어떻게 정할지로 좁혀질 전망이다.

외환중개업계 관계자는 "거래 기관과 유동성을 늘려야 한다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아직까진 한국이 소규모 개방경제라고 볼 수 있어 한 번에 전면 개방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갈 필요가 있다"며 "국내 중개사의 경쟁력을 키우면서 해외 플랫폼과 연결하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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