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 X 캡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미국 증시가 이미 붕괴의 첫 단계에 들어섰다며 6~9개월 뒤 다음 단계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금융전문 매체 머니와이즈에 따르면 버리는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 "주식시장은 명백히 슬픔의 첫 단계인 '부정'에 있다"며 "2000년과 2008년 사례를 보면 이 단계는 6~9개월간 지속됐다"고 밝혔다.
버리의 전망대로라면 금융시장 불안이 본격화하는 시점은 내년 1~2분기가 될 수 있다.
그의 경고는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인근에 있는 가운데 나왔다. 버리의 경고와 달리 월가는 인플레이션과 채권시장 불안에도 크게 개의치 않고 있으며 미국 증시는 간밤 조정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6일 전장보다 0.7% 상승한 7,830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버리는 최근 시장 상황을 2000년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고 있다. 두 위기 모두 금융·경제의 강한 성장세와 자산가격 상승 이후 발생했다.
버리는 특히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왔다.
그는 최근 투자 뉴스레터에서 "기본적으로 (하락) 예상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며 "이에 따라 공매도 포지션에서 더 많은 레버리지를 원한다. 예상 시점이 명확해질수록 레버리지 활용도 감수할 만해진다"고 말했다.
버리는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마이크론에 대한 기존 주식 공매도 포지션을 내년 중 만기가 돌아오는 풋옵션으로 교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락 베팅에 대한 레버리지를 극대화한 것이다.
버리는 AI 열풍이 결국 둔화할 것으로 보는 근거 중 하나로 반도체의 빠른 기술 발전과 데이터센터의 긴 사용 기간 간 불일치를 들었다.
AI 반도체의 세대교체 속도가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교체 주기보다 빠를 경우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대규모 설비 교체 비용을 떠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버리는 AI 투자를 주도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약 3조달러 규모의 재무적 약정을 부담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이 아직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행 회계기준상 AI 하드웨어 구매 약정은 제품이 실제 인도되기 전까지 장부에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버리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또 다른 '빅쇼트' 투자자로 알려진 스티브 아이스먼은 최근 '뉴 머니' 팟캐스트에서 AI 수요가 충분히 강하다면 반도체의 감가상각 기간이나 교체 주기는 결정적인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앤트로픽과 오픈AI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좋은 실적을 낸다면 감가상각 기간이 3~4년에서 5~6년으로 바뀌는 것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구형 AI 반도체에 대해서도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수요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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