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장관회의 앞두고 가입 추진 속도조절…10월 중순 공청회 공고 않기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부족분 7천억 정부 재정 확보…"시한보다 충분한 소통"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연내 가입 신청을 추진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CPTPP 가입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농수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농어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정부와 농어촌 간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CPTPP 가입을 연내 신청하지 않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제통상 질서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CPTPP는 글로벌 통상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이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선택지"라면서도 "통상정책은 국민의 삶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민들과의 신뢰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CPTPP 가입과 관련한 보고와 토의가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당시 국무회의에서는 오는 11월 개최되는 CPTPP 장관회의에서 한국의 가입 문제가 논의되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관보에 공청회 개최 계획을 공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사실상 연내 가입 신청을 위한 절차에 착수할지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 대통령이 속도조절을 주문한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초 검토하던 연내 가입 신청 일정을 추진하지 않고 농어민과의 협의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강 수석대변인은 "관련 부처에도 시한을 정해놓기보다 진정성을 갖고 농어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지속적으로 대화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정부와 농어민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CPTPP는 일본과 호주, 캐나다, 멕시코, 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한국이 가입할 경우 역내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공급망 다변화와 수출시장 확대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의미가 크다.
반면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을 전제로 하는 협정인 만큼 농수산물 분야의 추가 개방과 국내 농어업에 미칠 영향이 주요 쟁점으로 꼽혀왔다.
정부가 연내 가입 신청을 보류한 것은 수출 경쟁력과 통상 네트워크 확대라는 경제적 효과 못지않게 국내 산업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농어민과의 신뢰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재정 지원 방침도 재확인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당시 조성하기로 약속했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1조원 가운데 부족한 7천억원을 정부 재정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시장 개방의 영향을 받는 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재원이다.
당초 민간의 자발적 출연을 중심으로 조성하기로 했지만, 목표액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정부가 부족분을 재정으로 충당하기로 하면서 통상 개방에 따른 농어촌 지원 약속을 이행하고 향후 CPTPP 논의를 위한 신뢰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 결정이 CPTPP 가입 자체를 철회하거나 중단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청와대는 연내 신청을 보류하되 농어민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가입 문제를 계속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민주권 정부는 농어민을 비롯한 국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원칙 아래 충분히 소통하며 CPTPP 가입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6 hama@yna.co.kr
jsjeong@yna.co.kr
정지서
jsjeong@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