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엑스 "사건 유형·관측 시점 따라 예측력 달라…확률 해석에 주의 필요"
[출처: 디지털엑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선거 결과나 스포츠 경기 등에 돈을 거는 예측시장의 올해 상반기 거래대금이 지난해 연간 규모의 두 배가 넘는 1천870억달러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서는 예측시장에서 형성된 확률이 기관투자자의 판단 자료로도 활용되고 있지만, 사건의 유형과 관측 시점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9일 디지털엑스가 발간한 '예측시장: 도박과 금융 사이'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예측시장 플랫폼의 올해 상반기 거래대금은 1천870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거래대금인 684억달러의 약 2.7배에 달했다.
플랫폼별로는 폴리마켓과 칼시가 올해 상반기 전체 거래대금의 85%를 차지했다.
예측시장은 선거·금리·스포츠 경기 등의 결과에 따라 지급액이 결정되는 계약을 사고파는 시장이다. 예를 들어 특정 후보가 당선되면 1달러를 받는 계약이 0.70달러에 거래될 경우, 시장이 해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약 70%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이런 확률 데이터가 제도권 금융으로도 유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모회사인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는 예측시장의 실시간 가격과 확률 등을 기관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블룸버그도 단말을 통해 폴리마켓과 칼시 데이터를 공급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지성 연구원과 김민승 리서치센터장은 "예측시장의 성장에서 주목할 지점은 단순히 증가하는 거래량이 아니라 예측시장이 만들어내는 확률 데이터의 기관 채널 유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의 성장과 별개로 확률의 신뢰도는 거래 대상과 관측 시점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연구원이 폴리마켓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관련 계약을 분석한 결과, 회의 전일 가격이 가장 높았던 선택지는 22회 모두 실제 금리 결정과 일치했다. 그러나 일주일 전 가격으로는 22회 중 21회, 한 달 전 가격으로는 당시 거래가 있었던 21회 중 19회가 실제 결정을 맞혔다.
연구원들은 "만기 직전의 높은 정확도를 장기 예측력으로 해석하거나, 특정 영역의 성과를 예측시장 전체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선거와 지정학적 사건 사이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선거 관련 계약은 한 달 전에도 전일과 비슷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지만, 이란 관련 계약은 한 달 전 예측에서 사건이 특정 기한 내 발생할 가능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두 연구원은 "선거에는 여론조사가, FOMC에는 매일 나오는 지표와 연준 발언이 있지만, 협정 체결이나 봉쇄 해제가 언제 올지를 정기적으로 알려주는 공개 정보는 없다"고 설명했다.
예측을 뒷받침할 공개 정보가 부족한 지정학적 사건은 발생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워, 시장이 제시하는 확률도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측의 정확성과 거래의 공정성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정보를 가진 참가자의 거래가 가격을 실제 결과에 가깝게 만들더라도, 다른 참가자에게는 불공정한 거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예측시장은 거래 대상에 따라 규제와 허용 범위가 달라지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경제지표 관련 계약은 예측 정확도과 위험회피 수요를 근거로 파생상품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지만, 스포츠는 기존 도박 면허 체계로 편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연구원은 "각국의 규제는 이 시장을 유형에 따라 분류하기 시작했다"며 예측시장이 전면 금지나 전면 수용보다는 거래 대상별로 나뉘어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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