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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은 비싸게, 신주는 싸게…한화證 "소액주주 이중 피해"

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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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주주엔 경영권 프리미엄·인수자엔 저가 유증

일반주주는 프리미엄 배제에 지분 희석까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기업 인수 과정에서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에는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면서도, 동시에 피인수회사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싼값에 신주를 받는 거래 관행이 소액주주에게 이중의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배주주는 장외 협상을 통해 높은 가격에 투자금을 회수하고 인수자는 저가 신주를 추가로 확보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반면, 일반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에서 배제되는 데다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비싼 구주, 값싼 신주' 보고서에서 이 같은 인수 구조를 두고 "소액주주를 배제한 밀실 합의"라고 지적했다.

엄 연구원은 인수자가 지배주주와 사적으로 협상한 뒤 장외에서 지배주주의 주식만 프리미엄을 얹어 사들이는 경우 일반주주는 경영권 변경이라는 중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보유 지분을 같은 조건으로 매각할 기회도 얻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피인수회사가 인수자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까지 실시하면 이해관계의 격차가 더 커진다.

인수자는 지배주주에게 시가보다 높은 가격을 지급한 뒤, 피인수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추가로 취득해 전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다.

반대로 기존 일반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지 못한 데 이어 대규모 신주 발행으로 보유 지분율까지 낮아질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와 올해 이같은 구조가 나타난 사례로 롯데렌탈과 미투온, 베노티앤알, 토박스코리아를 제시했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2월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지분 56.17%를 어피니티에 주당 7만7천115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같은 날 롯데렌탈은 어피니티를 대상으로 주당 2만9천180원에 신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결의했다.

지배주주 구주 인수가격의 약 38% 수준에서 신주를 추가로 취득할 수 있는 구조였다. 다만 이 거래는 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불허로 최종 무산됐다.

카카오게임즈가 미투온을 인수하기로 한 거래에서도 비슷한 구조가 나타났다.

카카오게임즈는 미투온 지배주주 측 지분을 주당 1만원에 인수하기로 했지만, 같은 날 미투온 이사회가 결의한 카카오게임즈 대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신주 발행가격은 주당 2천842원이었다. 발행되는 신주는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30% 규모다.

베노티앤알도 지난 7월 지배주주 지분을 주당 7천100원에 아크로 신기술조합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같은 날 주당 852원에 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신주 규모는 기존 발행주식의 31.29%에 달했다.

토박스코리아 역시 지난 6월 지배주주 측이 꿈비에 지분을 주당 8천380원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한 당일, 꿈비를 대상으로 주당 1천990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신주 규모는 기존 주식의 20%였다.

엄 연구원은 이런 구조에 대해 "인수 대상회사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인수자가 저가에 신주를 매입할 기회까지 제공하는 것은 소액주주가 이미 입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에 비견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일반주주와 공유한 사례도 늘고 있다.

2023년 UCK와 MBK파트너스가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할 당시 최대주주 지분 일부를 주당 19만원에 사들이기로 한 뒤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한 공개매수 가격도 같은 19만원으로 책정했다.

이후 루트로닉과 제이시스메디칼, 비올, SK디앤디, 에코마케팅, 더존비즈온 등의 인수 과정에서도 인수자가 일반주주에게 지배주주와 동일한 수준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사례가 이어졌다.

한화투자증권은 과거 지배주주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사실상 독점했던 거래들이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도입 논의를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2016년 KB금융지주의 현대증권 인수 당시 지배주주 지분 가격은 주당 2만3천182원이었지만 일반주주에게 부여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6천737원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에서도 지배주주 인수가격은 1만6천518원, 일반주주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7천999원으로 차이가 났다.

엄 연구원은 "경영권 변경 후 시간이 흘러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일반주주가 단기간에 지배주주와 동일한 가격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여의도증권가

[촬영 안 철 수] 2025.10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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