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별 양극화 심화…고금리 충격 클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국내기업의 전반적인 실적 개선에도 업종·규모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취약업종의 기업대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업종에 실적 개선이 집중됐지만, 건설·부동산, 도소매 등은 구조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단순한 금융지원을 넘어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성장 양극화의 그늘, 취약업종 기업대출 리스크' 보고서에서 기업 전반의 금융부실 가능성은 수치상 크지 않지만, 양극화에 따른 위험 확대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2.7%에서 올해 1분기 19.6%로,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3%에서 18.0%로 높아졌다.
영업이익을 총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도 같은 기간 5.2배에서 13.6배로 개선됐다.
그러나 이자보상배율이 1배를 밑도는 기업의 비중은 34.2%에서 46.3%로 오히려 상승했다. 전체적인 이익 창출 능력은 좋아졌지만,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은 늘어난 것이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적자가 이어지면서 기업 규모별 격차가 확대됐고, 취약업종의 구조적 문제도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양극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업종별로는 건설·부동산업의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실에 따른 악성 미분양 증가와 공사비 급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도소매업은 장기간의 내수 부진, 석유화학·금속제품 업종은 중국발 공급과잉이 성장성과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은행의 부실여신도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다시 늘고 있다고 짚었다. 코로나19 당시 금융지원 조치 등으로 2022년 최저치를 기록했던 고정이하여신이 업황 부진과 시장금리·환율 상승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취약업종의 실적 부진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대출 비중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으로 봤다.
건설과 금속제품, 석유화학은 전체 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금융기관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
반면 부동산업과 도소매업은 대출 비중이 높은 데다 실적 부진이 만성화하고 있어 고물가·고금리의 충격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 업종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과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대출 비중도 높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취약업종의 부진이 구조적 원인에 기인하는 만큼 단기적인 자금 지원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생산적 금융 전환 정책에도 신용공급이 저부가가치·저생산성 업종에 머무는 자원배분 구조를 개선하고, 취약업종 내 중소기업의 부채와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와 금융기관의 지원이 한계기업의 연명수단이 되지 않도록 엄정한 기업평가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취약업종의 실적 부진은 연쇄적으로 동종 기업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연체 및 부실 증가, 금융기관 리스크 전이로 연결돼 금융시장 전반의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정부, 금융권, 민간자본이 함께 역할을 수행하는 선제적 구조조정 생태계 구축이 긴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출처 : 금융연구원]
gepark@yna.co.kr
박경은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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