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값 3분기에만 23% 급등…분기 최대 상승률
증권가 "국내 식품기업 실적·주가 영향 작을듯"
[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국제 설탕값이 10년 만에 최대 분기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국내 식품 제조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9일 연합인포맥스 '종목 현재가'(화면번호 7219)에 따르면 미국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원당(설탕의 원료)은 올해 3분기에만 22.94% 올랐다. 지난 6월 말 파운드당 14.34센트에서 3개월 사이 17.63센트로 뛴 것이다.
이는 10년 만에 맞은 역대급 상승 폭이다. 2016년 2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기록이다. 태국의 감산과 인도의 작황 우려, 브라질의 기상 악화에 인도의 원당 수입 수요가 더해진 영향이다.
설탕은 태국과 인도, 브라질 등 주요 설탕·원당 생산국의 상황에 민감하다. 국내 공정거래 제재뿐 아니라 작황과 브라질 에탄올 정책, 수출입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강한 엘니뇨 현상으로 최대 설탕 생산국인 브라질은 사탕수수 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는 우기 강수량 부족에 생산 감소 우려가 커진 상황이고 태국도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 세계 설탕 시장이 공급과잉에서 공급부족으로 돌아서고 있단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이달 들어선 설탕값이 20센트도 넘어선 상황이다. 지난 7일 기준 원당 선물가격 종가는 20.83센트다. 10월에만 18.15% 뛰었다.
세계은행 설탕값은 2024년 3월 kg당 0.48달러에서 올 2월 0.31달러로 35% 내린 뒤 지난달 0.41%로 32% 반등했다. 2023년 고점 대비 29% 낮은 수치다.
엘니뇨만으로 설탕값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단 분석이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982년 이후 '슈퍼 엘니뇨'가 발생한 일곱 차례를 분석한 결과, 이후 12개월간 설탕값은 네 번 오르고 세 번 내리는 등 엇갈렸다"고 밝혔다.
다만 원재료 가격 상승이 국내 제당사와 식품사 원가에 반영되는 정도는 제한적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제당사의 가격 변경은 공정거래위원회 보고 대상이다. 원가 타격이 있어도 가격을 쉽게 못 올린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식품사가 받는 타격도 작다. 올해 상반기 당류 비중은 오리온 전체 원부재료 구매액의 8.5%에 그쳤다. 롯데칠성음료는 음료 부문 원재료·포장재 매입액에서 당·첨가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14.5%였다.
박 연구원은 "원가 충격은 단계를 거칠수록 희석된다"며 "제당사와 식품사 모두 타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신경 써야 할 건 설탕 가격보단 정책과 환율이다. 설탕 원료 가격이 올라도 식품 기업들은 다른 재료로 방어하거나 정부 정책을 살피며 버틸 수 있기 때문에, 거시적 변수가 관건이란 설명이다.
그는 "설탕값 급등 자체보다 수출의 54%를 맡은 인도·브라질의 공급 여건과 정책, 원·달러 환율, 정부의 물가 대응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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