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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그대로인 韓 국가신용등급…AI 호황 타고 '상향론' 고개

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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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AA·무디스 Aa2·피치 AA-…등급전망은 모두 '안정적'

한국 신용등급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10년째 제자리걸음 중인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두고 상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인공지능(AI) 호황을 등에 업고 한국의 성장률과 세수 여건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면서다.

달라진 우리나라 경제 여건이 신용등급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첫 시험대는 내년이 될 전망이다.

11일 국제신용평가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AA', 무디스가 'Aa2', 피치가 'AA-'다. 세 곳 모두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

S&P와 무디스의 등급은 각사 전체 등급 가운데 세 번째로 높으며, 피치의 AA-는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상당 기간 변동이 없었다.

피치는 지난 2012년 9월 한국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높인 뒤 14년째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는 2015년 12월 Aa3에서 Aa2로 올렸고, S&P도 2016년 8월 AA-에서 AA로 상향한 것이 마지막이다.

가장 최근 등급을 올린 S&P를 기준으로 봐도 같은 신용등급을 유지한 지 올해로 10년째인 셈이다.

올해 역시 등급 변화는 없었다. 피치는 지난 1월, 무디스는 2월, S&P는 4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각각 재확인했다.

주목할 대목은 이후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신평사들의 눈높이가 가파르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연초 피치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2.0%, 무디스는 1.8%, S&P는 1.9%로 예상했다.

그러나 반도체 호황이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지면서 전망도 크게 달라졌다.

무디스는 지난 8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대폭 상향 조정했고, S&P와 피치도 최근 각각 3.5%로 올려잡았다.

연초 1.8~2.0% 수준이었던 신평사 3사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불과 반년여 만에 일제히 3.5%로 높아진 셈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무디스와 S&P가 각각 2.7%, 피치가 2.2%를 제시하는 등 올해의 양호한 성장 흐름이 상당 부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뿐 아니라 재정에 대한 평가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피치는 지난달 우리나라의 2027년 예산안을 평가하면서 "세수 전망이 크게 개선되면서 재정수지도 상당 폭 호전될 것"이라며 "전망이 개선되면서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 경로도 현재 가정하는 수준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정부 역시 국제기구의 한국 재정 평가가 개선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다음 주 발표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정 모니터(Fiscal Monitor)와 관련해, "우리 예상보다 개선된 수치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다만 신평사들은 일시적인 재정지표 개선만으로 국가신용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피치는 "한국 정부의 중기 재정 전망을 고려하면 2027년 재정흑자가 재정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중기적인 국가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인 재정지표 개선 자체보다 확대된 재정지출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국가신용도 측면에서 관건은 AI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를 생산성 향상과 중기적인 성장잠재력 확대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또한 단순히 경제·재정지표가 개선되는 것과 별개로 지정학적 위험도 신용평가의 주요 고려 대상이다.

S&P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상향 조정 시나리오에 대해, "북한의 잠재적인 대외 안보 위협은 한국에 대한 평가를 계속 제약하고 있다"며 "한국 재정지표의 가장 큰 취약점은 여전히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과 관련된 우발채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 신평사들의 정기평정 일정이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달라진 경제 여건이 국가신용등급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첫 시험대는 내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관행을 보면 피치는 연초, S&P는 4월을 전후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해왔다. 무디스는 격년으로 국가신용등급을 발표하는 흐름을 보였다.

김영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투자 확대와 생산성 개선으로 자본과 총요소생산성(TFP)의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잠재성장률 둔화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일랜드와 대만의 사례 등을 참고했을 때 2027~2028년 중 등급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이후 1~2년의 시차를 두고 등급이 상향 조정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jhpark6@yna.co.kr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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