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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의 채권분석] 디젤 크랙스프레드와 '호미시' 韓銀 국감

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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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12일 서울 채권시장은 러시아산 경유 공급 소식 등을 소화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 흐름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일본 금융시장과 미국 채권시장이 휴장하면서 대외 금리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외국인이 국채선물 또는 금리스와프(IRS) 트레이딩을 통해 국내에서 어떤 포지션을 잡을지가 관심이 간다.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도 이날 주시할 재료다. 다음 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해서 말을 아끼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택시장과 경제 상황에 대한 신현송 한은 총재의 판단을 통화정책 반응함수와 연결 짓는 해석이 이어질 수 있다.

◇ 크랙 스프레드, 기간 프리미엄 끌어내릴까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러시아산 경유 공급 확대 소식과 이에 따른 채권시장 반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국 및 글로벌 시장에 30만톤(t) 이상의 경유 연료를 즉각 공급하고 11월 한 달 동안 추가로 50만톤, 그 직후 100만톤을 공급하기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소화하면서 30년물 금리는 5.5900%까지 하락하며 일중 저점을 찍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종가 산출 뒤 소폭의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소식이 디젤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를 거쳐 채권시장의 인플레 우려를 어느 정도 완화할지 주목된다.

크랙(crack)은 원유를 분해하는 정제 공정을 가리킨다. 통상 크랙 스프레드는 원료와 정제제품 사이의 가격 차이를 나타낸다.

최근 원유 가격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미국의 정제 능력 부족이 인플레이션의 주요 위험으로 지목돼왔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더라도 경유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 운송비와 생산비용을 통해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이런 상황에서 크랙 스프레드가 축소한다면 정제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줄어들 경우 기간프리미엄을 낮추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에너지 휴전' 가능성도 주시할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서 에너지 휴전이 이뤄졌다"며 이는 즉각적으로 효력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에너지 휴전'은 에너지 시설 등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합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의 구체적인 적용 대상이나 기간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의 열병합발전소를 공격하는 등 에너지 시설 공격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공급 측면 인플레 우려에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후티 반군과 사우디의 충돌이 격해지고 있지만, 시선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로 분산되는 양상이다.

◇ 신현송 총재의 첫 국감…뭘 봐야 할까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첫 국감도 주시할 부분이다. 다음 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상황에서 커다란 단서가 제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아직은 백투백(연속인상) 금리인상의 효과에 기대어 볼만하다. 연준 등 주요국도 금리인상 속도 관련 채권시장의 과속 전망을 경계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에 '숨 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원화 가치도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면서 국내 통화정책이 쫓기듯 더 움직일 이유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앞선 금리인상이 경제에 파급되는 효과를 지켜보면서 추가 인상 시기를 저울질할 여유가 있는 셈이다.

추가인상 시기로는 이달보다 내달 가능성이 크다. 한은의 경제전망이 그간 입수된 지표 등을 반영하며 업데이트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선제적으로 움직여 금리인상 폭을 줄이겠다는 '호미시' 금통위의 온기가 당분간은 지속할 수 있어 보인다. '호미시'는 호키시(매파적)와 호미를 합친 말로, 지난 8월 금통위를 두고 채권시장에서 제시된 평가다.

국정감사에서도 연속 인상이 불가피했던 점과 이에 따른 효과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 채권시장 우려를 다소 완화하는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주택시장 또는 가계부채와 관련 발언도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서울 아파트가격 오름세는 최근 둔화했다. 가계부채 비율도 가파른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가파른 경제 성장세와 반도체 수출 호조의 오랜 기간 지속 가능성에 대한 발언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의 상향 가능성 등에 대한 발언이 나온다면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미국 10년 국채 금리(청색)와 WTI 선물(적색) 추이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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