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최근 서울 채권시장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초장기물만은 강한 상황이 이어지며 국고채전문딜러(PD)사들이 선방했을지 관심을 끈다.
지난주 국고 30년물 입찰이 이뤄진 뒤 유독 가파른 강세를 보였지만, PD사별 트레이딩 기조에 따라 성패가 갈렸을 것이라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1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거래일인 8일 국고 30년 민평 금리는 2.8bp 하락한 4.457%를 나타냈다. 같은 날 3년 금리가 3.5bp 상승, 10년 금리가 3.7bp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장기물만 나홀로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국고 30년물의 유독 가파른 강세는 지난 7일 입찰 이후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당시 국고 30년은 4.495%에 1조8천억 원 낙찰됐는데 입찰 당시 금리가 4.51%대에서 등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하게 낙찰된 것으로 평가됐다.
예상보다 외국인이나 보험사 등 엔드(최종 수요자)의 수요가 강했고, 입찰 전 숏(매도) 포지션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돼 포지션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추가 강세가 유발된 것으로 해석됐다.
이 같은 호조 속에도 PD사들의 희비는 엇갈렸을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PD사들 가운데 숏포지션을 잡았던 경우 입찰 당일 손실이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비경쟁인수 옵션을 행사하면서 어느 정도 이득을 확보할 수 있지만, 그 전에 입었을 내상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엔드 측의 초장기물 수요가 강했다는 점도 PD사들을 크게 웃지는 못하게 만드는 요소다.
특히 이번 국고 30년 입찰에서는 부분낙찰률이 64.3%에 달할 정도로 컸는데, 엔드의 입찰 대행 물량을 원활히 채우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워낙 입찰 물량(1조8천억 원) 자체가 평소 대비 작았고 그 중에서도 엔드의 수요로 인해 PD사들이 들고 있는 물량이 많지 않을 수 있는 데다, 입찰 대행상 부족한 물량을 자체적으로 매수해야 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한 PD사 딜러는 "30년 입찰 전 숏포지션을 잡고 있는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낙찰 뒤 30년 롱(매수)포지션을 잡고 다른 구간을 매도하는 전략을 잡았는지가 희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PD사 딜러는 "어떻게 트레이딩을 했는지에 따라 상황이 크게 다를 것"이라며 "30년 숏포지션을 들고 있다가 입찰을 받았으면 손실을 꽤 받을 것이고 PD들이 외부 대행을 받으면서 옵션을 그냥 판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달 전 40bp까지 갔던 국고 30년-10년 스프레드가 최근 10bp 밑으로 내려오면서 기본적으로 스티프닝 포지션을 잡고 싶은 욕구가 꽤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게 상황이 좋은 PD가 많지는 않을 것 같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PD사 딜러는 "국고 30년 입찰 물량 중에 대다수를 외국인, 보험사 등 엔드가 가지고 갔다"면서 "PD가 가지고 있는 물량 자체가 작고 총 발행량이 줄어들면서 옵션 물량 역시 작아진 만큼 PD들에게 드라마틱한 이익으로 돌아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jhkim7@yna.co.kr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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