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상하이서 상장할 듯
화웨이 손잡고는 자체 칩 개발도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2025년 1월, 저비용으로도 미국의 첨단 인공지능(AI)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델을 개발해 세상을 놀라게 한 중국 딥시크가 두 번째 '딥시크 모멘트'를 준비 중이다. 이번에는 대규모 자금조달을 통해 중국 AI 반도체 생태계의 미국 추격 속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딥시크의 자금조달로 가장 큰 혜택을 볼 기업은 딥시크에 중국산 AI 가속기를 공급하는 화웨이일 가능성이 크다. 딥시크도 자체적으로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곧 20조원 조달 가능…내년엔 초대형 IPO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두 번의 대규모 자금조달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 1분기에 진행할 가능성이 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최근에 진행한 투자라운드에서는 1천억위안(약 19조9천5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당초 500억위안 자금조달을 목표로 했던 딥시크가 최소 800억위안은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투자라운드에서 중국 정책펀드와 대기업, 벤처캐피탈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름이 거론된 투자자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 자동차 업체 지리, 플랫폼 기업 텐센트, 투자기관 모놀리스 매니지먼트와 로열 밸리캐피탈 등이다.
이러한 투자열풍은 딥시크가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의미 있는 AI 기업 중 하나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제한에도 중국 AI 기업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 관심과 신뢰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5천억위안이라는 몸값을 목표로 딥시크는 상장 절차도 진행 중이다. 중국판 나스닥인 상하이증권거래소 스타마켓 상장을 위해 중국 국유기업이자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CITIC)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딥시크는 홍콩에 상장한 미니맥스와 Z.AI 같은 다른 중국 AI 모델 개발업체와는 달리 중국 본토 자본시장에서 상장한다. 올해 상하이거래소 스타마켓에서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CXMT와 로봇 기업인 유니트리가 상장했는데, 주요 AI 모델 개발사 상장은 딥시크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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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딥시크가 모은 돈, 중국 반도체에 쓰인다
딥시크가 연달아 자금조달에 나서는 이유는 연산자원 때문이다. 딥시크는 AI의 세 가지 축인 모델·데이터·반도체 중 최고 수준의 모델을 보유했으나 컴퓨팅 자원, 즉 첨단 반도체 보유량이 제약적이다. 이러한 한계를 뚫고자 적은 비용으로도 높은 성능을 내는 AI 모델을 개발했고, 지난해 1월 '딥시크 쇼크'로 AI 칩 기업인 엔비디아 시가총액을 하루 만에 5천890억달러 증발시켰다. 그럼에도 딥시크는 자금력이 풍부한 미국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조차 대규모 연산자원과 AI 모델을 동시에 갖춘 알리바바 같은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분투 중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창업자 량원펑의 입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량원펑은 비공개 투자자 회의에서 컴퓨팅 성능이 가장 큰 제약요인이라며, 미국과의 주요 격차는 기술적 노하우보다는 자원 접근성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중국 AI 기업이 미국 엔비디아 칩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며, 중국산 칩으로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것을 딥시크의 주요 과제로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딥시크는 이미 중국을 대표하는 테크기업인 화웨이 등과 손을 잡고 있다. 상대적으로 연산 부담이 적은 AI 추론에는 화웨이 등 중국산 칩을 사용해왔다. 앞으로의 대규모 자금조달은 이러한 공생관계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는 중국 내몽골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이곳에 화웨이의 최신 AI 가속기 '어센드 950DT' 16만개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중국 내 화웨이 AI 칩 기반 클러스터 가운데 최대 규모 중 하나가 될 전망이며, 투입되는 연산자원은 주로 추론 작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는 중국 AI 스타트업이 자국 자본시장에서 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하고, 그 자금으로 중국 반도체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흐름으로, 딥시크가 '제조 경험'을 통해서만 성장할 수 있는 중국 반도체 업계에 일거리를 제공해주는 형태다. 이를 통해 중국 반도체 업계가 더 나은 칩을 생산하면 중국 AI 기업의 모델 성능은 더 높아진다.
이처럼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 중국 AI 및 반도체 생태계의 양분이 되는 선순환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잠재적인 도전이다. 중국이 탈(脫)미국, 탈(脫)엔비디아에 가까워지고, 대체품이 늘어날수록 엔비디아라는 고객사를 중심으로 호황을 누려온 한국 메모리 업계는 커다란 지형 변화를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림3*딥시크는 학습 영역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엔비디아 가속기를 중국산으로 대체하는 시도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화웨이의 칩이 딥시크 경량 모델 'V4-플래시' 학습에 일부 활용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자금력을 갖춰가는 딥시크가 구글처럼 자체적으로 반도체 설계 및 개발에 착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딥시크가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한다면 다른 중국 AI 스타트업도 더 적극적으로 자본시장을 두들길 가능성이 커진다. 중국 반도체 생태계로 자금이 흘러가는 경로가 더 많아지는 셈이다.
미국 투자운용사 크레인셰어즈는 더 많은 AI 모델 업체의 상장을 예견하며 "다가오는 딥시크의 상장은 사실상 두 번째 딥시크 모멘트"라고 했다. 이어 "중국 본토 자본시장과 스타마켓의 발전과 관련해 새로운 국면이 열릴 수 있다"고 했다. (산업부 서영태 기자)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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