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證 "달러 기준으로 코스피와 美 반도체 낙폭 차이 크지 않아"
"SK하이닉스, HBM 경쟁·ADR 수급 부담 겹쳐…이달 말 실적 발표가 관건"
[촬영 김성민]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코스피가 지난 6월 '9천피'를 달성한 이후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SOX)보다 더 크게 하락한 배경으로 환율과 SK하이닉스의 부진이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SK하이닉스가 유독 약세를 보였던 이유로는 메모리 호황의 이익 동력이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범용 D램으로 옮겨갔으며, ADR 상장으로 수요가 일부 분산된 점 등을 꼽았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에서 "달러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마이크론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 반면, SK하이닉스는 두 배 넘게 하락했다"며 "코스피의 괴리는 지수 전체의 문제라기보다 환율과 SK하이닉스의 부진이 겹친 결과"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6월 22일 고점(종가 기준 9,114.55)을 기록한 후 27% 하락해 SOX의 14% 보다 낙폭이 컸다.
다만 같은 기간 달러-원 환율이 1,537원에서 1,344원으로 내려오면서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의 하락률은 17%로 줄었다.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반영하면 두 지수의 낙폭 차이는 3%포인트에 그치는 것이다.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국내 반도체주 가운데서도 SK하이닉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달러 기준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은 같은 기간 각각 16%, 15% 하락해 비슷한 흐름을 보였지만, SK하이닉스는 35% 떨어져 두 배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격차의 상당 부분은 7월 10일 미국 ADR 상장부터 7월 29일 2분기 실적 발표 사이에 벌어졌고, 이후 메모리주가 반등하는 동안에도 좁혀지지 않았다"며 SK하이닉스의 부진에는 업황보다 사업 구성과 수급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우선 범용 D램 가격이 급등하면서 범용 제품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 반면 HBM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는 장기공급계약으로 가격이 미리 정해져 있어 가격 상승의 수혜가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HBM4 공급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도 부담으로 꼽았다. 내년 HBM 공급가격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누리던 프리미엄이 줄고 있다는 진단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지난 7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약 40조원 규모의 신주 발행에 주목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시기도 ADR 상장 직후였다"며 "주가 고점에서 대규모 공모가 이뤄지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도 국내 본주 대신 ADR을 살 수 있게 되면서, 수요가 국내 본주에서 ADR로 일부 분산됐을 가능성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향후 삼성전자와의 주가 격차가 좁혀질지는 HBM 계약조건과 추가 주주환원에 달렸다고 봤다. 사업 구성과 수급 측면에서 SK하이닉스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요인이 해소되는지 확인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주가를 받쳐 주지만, 종료 이후의 수급 공백을 어떤 투자 주체가 채우게 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회사가 3분기 실적 발표 때 특별배당 등 추가 환원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했다.
이달 말 실적 발표가 내년 HBM 가격과 공급 물량이 수익성을 뒷받침하고 추가 주주환원의 규모와 일정이 한꺼번에 드러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반등을 미리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격차의 방향을 알려 줄 신호를 확인하는 일"이라며 "가장 먼저 확인할 시점은 10월 말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발표"라고 말했다.
bhjeon@yna.co.kr
전병훈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