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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도 중소기업 '외면'…대기업 대출이 중기 2배 넘어

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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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은행 대기업여신 43조 급증…"전략산업 지원에 불가피"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포함한 특수은행이 중소기업보다 대기업 대출을 더 적극적으로 들린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로 고금리 장기화로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정책금융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작 정책금융 공급이 대기업에 쏠리고 있는 것이다.

전략산업 지원을 위한 대규모 자금 공급 필요성은 커졌지만, 정책금융이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등 민간 금융의 사각지대를 얼마나 보완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농협은행, 수협은행 등 5개 특수은행의 총여신은 지난 6월 말 1천96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말 1천28조3천억원보다 68조2천억원, 6.6% 증가한 규모다.

여신 증가는 대부분 기업부문에서 나왔다.

5개 특수은행의 기업여신은 같은 기간 794조1천억원에서 857조2천억원으로 63조2천억원 늘었다. 전체 총여신 증가분의 90% 이상이 기업여신에서 발생한 셈이다.

기업여신 중에서도 대기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특수은행의 대기업여신은 지난해 6월 말 340조6천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84조원으로 43조5천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12.8%였다.

반면 중소기업여신은 450조5천억원에서 469조9천억원으로 19조4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기업여신 증가액이 중소기업여신 증가액의 두 배를 웃돈 것이다. 개인사업자 여신도 136조9천억원에서 138조1천억원으로 1조1천억원 증가해 사실상 정체에 가까웠다.

은행별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증가폭이 컸다.

산업은행의 대기업여신은 165조4천억원에서 181조9천억원으로 16조6천억원 늘었고, 수출입은행의 대기업여신은 122조9천억원에서 140조7천억원으로 17조8천억원 증가했다.

농협은행의 대기업여신은 34조7천억원에서 41조4천억원으로 6조7천억원 늘었다.

수협은행은 2조8천억원에서 4조1천억원으로 1조4천억원 증가했고, 기업은행은 14조9천억원에서 15조9천억원으로 1조원 늘었다.

대기업여신 증가는 정부의 전략산업 지원 기조와 맞물려 있다.

반도체, 배터리, 방산, 조선, 원전 등 국가전략산업에서 대규모 설비투자와 수출금융 수요가 커지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중심으로 대형 기업금융 공급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조달 비용이 오른 점도 대기업의 정책금융 수요를 키운 요인이다.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높아질수록 기업들이 은행권과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차입을 늘릴 유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인상의 부담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게 더 크게 작용한다.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과 은행 차입, 내부 유보금 등 자금 조달 수단이 상대적으로 다양한 반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는 담보력과 신용도 제약으로 민간 금융 접근성이 낮다.

이 때문에 특수은행의 여신 증가분이 대기업과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될수록 정책금융의 보완적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략산업 지원 필요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한정된 정책금융 재원이 시장에서 소외된 부문보다 자금 조달 수단이 다양한 대기업에 더 많이 배분되는 구조가 굳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중소기업 지원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기업은행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여신은 지난해 6월 말 268조원에서 올해 6월 말 281조3천억원으로 13조3천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4.9%였다.

같은 기간 대기업여신은 14조9천억원에서 15조9천억원으로 1조원 늘어 증가율이 6.9%를 기록했다. 개인사업자 여신은 70조4천억원에서 70조7천억원으로 3천억원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고, 증가율도 0.5%에 머물렀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략산업과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대기업 금융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금리 인상기에는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자금 조달 여건이 더 빠르게 나빠질 수 있는 만큼 정책금융의 배분 기준과 보완적 역할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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