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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네고의 무거움…꾸준한 매도에 열리는 환율 하단

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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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지속적으로 출회하는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달러-원 환율을 계속해서 아래로 이끌고 있다.

기대를 뛰어넘는 꾸준한 달러 매도세가 상방 재료들을 압도해 환율 상단을 한없이 무겁게 만드는 모습이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날 장중 한 때 1,331.20원까지 떨어지며 2024년 10월 2일 이후 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경 재개된 환율 하락세가 유지되는 흐름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떨어지지 않는 국제유가,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등 대외 강달러 요인이 다수 포진해 있는데도 수급이 환율을 떨어트리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대규모로 내다 팔며 커스터디 달러 매수세를 유발하지만 반도체 기업 중심으로 쏟아지는 수출업체 네고물량에 맞서지 못하는 형국이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환율 레벨에서도 네고물량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면서 "네고물량이 언제까지 나올지 가늠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 기업이 내놓는 네고물량의 규모가 크고 일정하다 보니 장기화 기대를 키우면서 달러-원 환율 하락 베팅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반도체 네고물량이 끊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소규모 수출기업의 추격 매도와 역외 하락 베팅을 자극하는 기류도 흐른다.

통화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달러선물을 지난 7월 13만8천계약, 8월에 29만계약 순매도했고 9월에 16만3천계약을 매도하며 숏베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0월 들어서도 누적 순매도가 5만8천계약이다.

반도체 기업의 역대급 실적과 각종 수출 관련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쏟아져 들어오는 달러화가 부각되면서 달러-원 환율 하락의 명분이 강화하는 패턴이다.

앞서 SK하이닉스가 지난 2분기에만 60조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영업이익만 107조4천억원이라고 밝혔다.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대를 달성하면서 4분기 영업이익도 100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이 80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달러 유입량의 가늠자인 수출 지표도 연일 신기록 행진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수출은 1천209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연간 수출은 8천145억달러로 작년 연간 수출을 이미 뛰어넘었다. 9월 반도체 수출만 603억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8월 경상수지 흑자는 461억1천만달러로 역대 2위 기록을 세웠다. 지난 6월의 497억3천만달러 다음 가는 흑자 규모다.

반도체 중심의 기록적인 수출은 현재 진행형이다. 전날 관세청은 이달 1~10일 수출이 261억달러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일평균 수출이 47억5천만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인데 반도체 수출이 170.9% 폭증하며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전체 수출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6.7%다.

반도체 기업이 수출로 달러를 대거 벌어들일 뿐 아니라 국내 설비 투자와 주주 환원, 법인세 납부 등 환전할 사유도 뚜렷하다 보니 시장의 환율 하락 기대는 커지는 방향이다.

이에 최근 1,200원대 환율 전망이 힘을 받는 가운데 네고물량이 내년까지 계속해서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B외국계은행 딜러는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꾸준히 나와 달러-원 환율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수출이 너무 좋아 역외에서 원화 강세 베팅을 계속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반도체 기업이 주도하는 달러 매도세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C시중은행 딜러는 "반도체 기업이 매일 꾸준히 물량을 내놓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급 측면에서 결제 물량이 아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매일 같이 조단위로 팔고 있다"면서 "외국계 거래량(매수)이 적지 않은데도 네고물량을 못 따라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환율이 급락할 때 수입업체 결제 물량이 나올 것 같지만 현재로서는 작은 규모의 수출업체들이 네고물량을 더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시장 참여자들이 상방보다는 하방을 열어놓고 보는 것 같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손을 벌릴 만큼 유가에 신경을 쓰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도 어느 정도 완화할 것으로 본다. 현재 수급 상황에서 대외 변수까지 달러화 약세로 간다면 환율이 더 아래로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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