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안정 효과를 평가하면서도 소득 증가가 수요 측 물가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해 주목된다.
원화 강세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일부 낮추더라도 향후 소득 개선에 따른 지출 확대에 대비해 근원물가를 선제적으로 제어해야 한다는 취지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총재는 전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봄부터 여름까지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전이가 상당히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소득 여건 개선이 궁극적으로 수요 측 물가 압력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신 총재는 "근원물가가 아직도 저희 목표치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며 "근원물가를 미리 사전에 제어하는 게 앞으로의 물가 목표 달성에 아주 중요한 사전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물가 상승에 유가 등 비용 요인이 크게 작용했지만, 앞으로는 소득 증가에 따른 수요 압력까지 가세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환율 하락 효과 인정…유가 부담 일부 완충
신 총재는 같은 날 통화긴축의 효과를 설명하면서 환율 하락을 통한 수입물가 안정과 내수 개선 경로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있었던 통화정책에서도 상당히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전체 기조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환율을 보면 단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5∼6월 달러-원이 1,560원까지 올랐던 상황을 언급하면서 해외 금융기관 연구보고서에서도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가 원화 가치를 계속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이 내려가면 수입물가가 그만큼 하락하고 내수에도 도움이 된다"며 "이를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달러로 결제하는 원유와 원자재의 가격이 같더라도 달러-원이 하락하면 원화로 환산한 수입 비용은 낮아진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원화 강세는 국내로 유입되는 비용 충격을 일부 완충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올해 유가 상승과 원화 강세 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유가 상승의 영향은 원화 강세로 어느 정도 상쇄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수입물가 안정에도 수요 압력 경고
환시 참가자들은 환율 하락의 물가 완충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신 총재의 메시지는 앞으로 나타날 수요 측 물가 압력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식료품·에너지 제외 근원물가 상승률도 2.8%로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돌았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각각 2.7%, 2.3%로 유지하면서도 근원물가 전망은 두 해 모두 2.5%로 높였다. 기존 전망보다 올해는 0.1%포인트, 내년은 0.2%포인트 상향했다.
원화 강세가 새로운 수입 비용 부담을 줄이더라도 그간 누적된 비용의 전이와 소득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이 물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한국은 반도체 수출이 경제 전반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는 나라"라며 "신 총재가 공급 충격에 의한 인플레이션보다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각심을 시장에 전달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동안 잘 제어되던 기대인플레이션이 미국에서도 다시 움직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한은도 기대를 선제적으로 제어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앞선 두 차례 연속 금리 인상처럼 강력한 신호를 주기는 어려운 만큼 현시점에서 발언을 통해 물가 경계감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2 [공동취재] superdoo82@yna.co.kr
윤시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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