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채권 헐값에 대부업체로 넘어가…재정 투입해 정리하는 방안 고민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전 세계적인 금리 상승세가 구조적인 장기 고금리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취약차주의 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특히 정부가 시중의 연체채권을 원금의 5% 수준에 직접 매입해 정리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기존의 채무조정이나 복지 지원을 넘어서는 새로운 방식의 포용금융 정책을 검토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많지 않나"라며 "이 금리라고 하는 게 일시적으로 올라갔다 떨어지는 게 아니고 구조적일 가능성이 많다면서요. 앞으로 상당히 장기간 고금리 시대가 올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국채 금리도 오르고 심지어 일본도 3%가 넘었다는 것 아니냐"며 "전 세계적인 현상이고 오래될 가능성이 많은데 결국 대한민국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상황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게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면서요"라며 "지금은 역전돼서 대한민국 금리가 낮은데 이 차이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금리 상승이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과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져 국가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우려를 전하며 "금리가 올라가면 부담을 못 할 거다. 연체율도 올라갈 거고 거의 국가경제에 부담이 될 거다. 그러면 이걸 뭔가 재정 측면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얘기하시더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정부의 3대 핵심 사회정책 중 하나인 포용금융 강화를 위해 연체채권의 매입과 정리 방식부터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금융위는 전례 없이 잘하고 계시지만 지금도 많이 부족하다"며 "연체채권을 매각하면 보통 원금의 10% 정도를 받고 매각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 10% 이상으로 원금을 깎아주고 조정하면 웬만하면 갚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기존 채권 매각 방식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이 매각한 연체채권이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거래되면서 원금의 1~2% 수준까지 가격이 떨어지고, 결국 추심 전문 대부업체로 넘어가는 구조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그거를 시장에서 막 거래해 나중에는 원금의 2%, 1%로 거래해서 결국은 사채업자 비슷한 대부업체로 가지 않느냐"며 "괴롭혀서 돈을 받고 그러는데 그 문제에 좀 더 천착할 필요가 있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 시중에서 매입해도 되지 않느냐"며 "재정 여력이 좀 있으니까 예를 들면 원금의 5% 정도에 살 수 있다고 하면 그 5%에 사서 정리하면 되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채무조정에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복지 지출 부담을 줄이는 효과까지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복지 지출이냐 돈을 빌려주는 거냐 이 중간이 없다고 계속 얘기하지 않느냐"며 "그 중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정부 재정도 훨씬 더 아낄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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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채무 문제로 신용거래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 결국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복지 대상자가 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채무 정리와 일자리 지원을 연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전날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를 방문해 현장 간담회를 진행한 사실을 소개하며 취약차주의 고금리 충격에 대비한 추가 지원책을 금융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박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에 코로나 시기를 포함해 역대 가장 많은 예산이 반영됐다"면서도 "파고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더 보강하기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기존 정책을 단순히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대책을 거듭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도 해왔던 것들을 확장하는 수준인데 좀 더 그 이상이어야 할 것 같다"며 "재정 여력도 상당히 생겼고 K자 성장의 하단 부분을 복구하지 않으면 상단의 성장도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 각 부처·청이 좀 더 획기적인 안을 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13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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