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시범운항 성공 계기 해양산업 육성 구상…금융·보험·선박기술 연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북극항로 개척을 계기로 해운과 조선, 해양금융·보험을 아우르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단순히 유럽으로 향하는 해상 운송거리를 단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박 건조부터 물류, 금융, 보험에 이르는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북극항로를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13일 부산항에서 열린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팬스타 아크로호' 귀항 환영식에서 "새로운 바닷길이 열리는 만큼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하는 부산과 동남권의 미래도 함께 열어가야 한다"며 "부산의 항만, 물류와 해양 금융, 울산의 조선과 친환경 에너지, 경남의 조선기자재와 첨단 제조를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박 건조와 수리, 연료 공급, 인력 양성, 금융과 보험까지 기업들이 지역에서 성장하고 그 결실이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예고했다.
북극항로 개척을 해운업계만의 과제가 아닌 조선·금융·에너지 산업을 포괄하는 국가 차원의 산업 전략으로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북극항로의 상업적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금융·제도적 지원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다양한 해운기업과 화주, 물류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 지원 및 금융, 제도적 기반 마련에 힘쓰겠다"며 "축적된 성과가 민간 투자와 안정적인 운송 서비스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일회성 시범운항에 그치지 않고 운항 경험과 경제성 데이터를 축적해 민간기업의 투자와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운항 비용과 안전성, 운항의 정시성, 선원의 경험까지 대한민국의 운항 역량을 착실하게 높여가겠다"며 "당장의 경제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운항 경험이 쌓이고 화물이 모이면 비용을 줄이고 서비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필요해진 뒤에야 준비한다면 그때는 늦다. 경험과 기술은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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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번 시범운항에서는 부산에서 영국까지 기존 홍해·수에즈운하 경유 항로로 약 한 달이 걸리던 운송기간을 북극항로를 통해 20일로 단축했다.
지난 8월 22일 부산을 출발한 팬스타 아크로호는 화학제품과 자동차, 화장품 등 컨테이너 약 700개 분량의 수출 화물을 유럽으로 운송한 뒤 지난 11일 부산으로 돌아왔다.
이날 이 대통령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에 대응하는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도 북극항로의 전략적 가치를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중동 해역의 긴장을 통해 우리의 바닷길이 막히면 대한민국 경제가 얼마나 흔들리는지 똑똑히 알게 됐다"며 "새롭게 열어낸 북극항로는 위기 때 기댈 수 있는 또 하나의 바닷길,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극항로 개발 과정에서 국제규범과 제재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규범과 국제사회의 제재 원칙을 철저히 지키겠다"며 "주요 협력국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운항과 관련된 우려를 책임 있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선박과 극지 운항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북극 연구 투자를 확대해 친환경 선박 기술과 저탄소 연료 전환, 해빙 예측과 항해 지원, 극지 전문인력 양성까지 이어가겠다"며 "더 안전하게 운항하고 환경 부담을 줄이는 기술이 우리 조선·해운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최대 해운기업인 HMM의 부산 이전을 계기로 해양산업 집적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마침 어제 국내 최대 해운기업 HMM의 부산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HMM 노사와 임직원에게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부산을 선택한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 흥아해운을 거론하며 "우리 해운기업들이 바닷길이 모이는 도시 부산에서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며 세계를 무대로 더 크게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의 기능 강화 방침도 공식화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을 힘 있게 이끌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의 기능을 더 강화하겠다"며 "북극항로와 해양수도권 조성을 담당하는 부처로서 새로운 책임에 상응하는 권한과 정책 조정 능력을 갖추고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실행력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부산에서 열린 북극항로 시범운항 환영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26.10.13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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