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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급강세에도 로컬은 웃지 못해…PD 옵션은 '효자'

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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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물 입찰 PD들 비경쟁인수 수익 기대…연말 국채 공급 축소 여지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국고채 금리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이달 3년물 입찰에 참여한 국고채 전문딜러(PD)들이 상당한 이익 기회를 얻게 됐다.

입찰 하루 만에 해당 종목의 유통금리가 낙찰금리보다 9bp 낮아지면서 비경쟁인수권한 행사에 따른 추가 수익 기대가 커진 것이다.

특히 비경쟁인수를 통한 국고채 추가 발행이 늘어날 경우 연말 정례입찰 물량을 줄일 여지도 생겨 채권시장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고채 3년물(국고03500-2906) 경쟁입찰에서는 2조4천억원이 연 3.940%에 낙찰됐다.

낙찰 하루 만인 전날 해당 종목은 장내시장에서 연 3.850%로 금리가 급락했다.

입찰에서 물량을 확보한 PD들은 해당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고, 비경쟁인수 옵션을 행사할 경우 추가 이익을 낼 가능성도 커졌다.

비경쟁인수 옵션은 PD들이 경쟁입찰 당시의 낙찰금리로 국고채를 추가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정부의 10월 국고채 발행계획에 따르면 PD들은 낙찰일 이후 3영업일 이내에 각자 낙찰금액의 5~30% 범위에서 추가로 국고채를 인수할 수 있다.

전날 3년물 입찰의 최고낙찰금리는 3.940%로, PD들은 오는 15일까지 해당 금리로 국고채를 추가 인수할 수 있다.

현재 유통금리가 3.850%까지 낮아진 만큼 PD 입장에서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국고채를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3년물은 보험사와 외국인 등 최종투자자의 입찰 대행 수요가 많은 초장기물과 달리 PD들이 직접 물량을 인수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주 30년물 입찰에서는 외국인과 보험사가 가져간 물량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고 3년 지표물 금리 추이

◇ 비경쟁인수 늘면 연말 국채 발행 축소 여지도

PD들의 비경쟁인수권한 행사 유인이 커진 점은 향후 국고채 공급 전망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가 초과세수를 활용해 국고채 발행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비경쟁인수를 통한 추가 발행이 늘어나면 연말 정례입찰 물량을 축소할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달 국고채 경쟁입찰 발행 규모를 12조원으로 줄였으며,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국채 공급 부담이 추가로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돼 있다.

한 증권사의 채권딜러는 "이번 달 비경쟁인수 옵션 행사가 잘되고 있다"면서 "옵션으로 행사 많이 돼서 발행이 많으면 그만큼 연말까지 발행은 줄어들게 된다. 일종의 선순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연간 발행을 얼마 줄이겠다고 공식적으로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줄이겠다고 생각한 수량에 변동이 없다는 전제하에서는 옵션 행사만큼 국채 발행계획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연간 국고채 발행 규모를 어떻게 조정할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실제 발행 축소 폭과 시기는 향후 국채 발행계획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 외국인 주도 강세에 국내 기관들은 오히려 소외

PD들이 이익 기회를 얻은 것과 달리 채권시장 전반에서는 이번 급강세를 마냥 반기지 못하는 국내 기관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고채 금리 하락은 국내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보다는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에 의해 주도됐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12일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약 3만5천계약 순매수하며 시장 강세를 이끌었다. 역대 2번째로 많은 것이다.

그러나 국내 기관들은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불안,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의식해 적극적으로 매수 포지션을 구축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딜러는 "전날 시장에서 '오늘 왜 이렇게 강하냐'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다"면서 "외국인한테 멱살 잡혀서 끌려간 부분이 커서 국내 기관들은 대체로 무대응했던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대외 상황이 실질적으로 나아진 것은 없고 중동 불안도 이어지고 있어 롱을 편하게 싣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 "주식시장이 무너지자 뒤늦게 채권을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확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은행의 채권딜러는 "유가 불안이 있어 국내 기관들은 포지셔닝을 많이 못 해놨을 텐데 수급으로 밀고 오니 곤란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미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8%대 중반까지 내려온 만큼 뒤늦게 매수에 나서기에도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수와 국내 기관들의 포지션 조정이 금리 하락을 증폭시켰지만, 추가 강세를 위해서는 한국은행의 긴축 전망 변화 등 새로운 재료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선 증권사의 채권딜러는 "채권금리가 진짜 의미 있게 돌아 내려가려면 1년간 쌓아 올린 매파성이 우르르 무너져야 한다"면서 "주식 약세뿐 아니라 금통위의 금리 인상 경로가 지금 예상보다 꺾여야 진득한 강세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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