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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의 채권분석] 스스로 금리를 인하한 논거와 1조달러 압박

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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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서울 채권시장은 외국인 투자자와 주가 추이를 주시하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워낙 거센 데다 반도체 주가 조정 우려가 이어지면서 장기 구간으로 매수세가 지속해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장중 시장에 크게 영향을 줄 만한 재료는 없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오전 11시 30분부터 20분가량 '신경제질서의 승자는'이라는 주제로 패널 토론에 참여한다.

금융통화위원회를 한 주가량 앞두고 시장에 크게 영향을 주는 발언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 재료로는 오전 10시30분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영국중앙은행(BOE)의 부총재와 총재 연설도 각각 오후 12시30분과 2시30분 계획돼 있다.

◇ 금리를 끌어내린 두 풋옵션…미국 중간선거에다 국고채 발행 축소 가능성

국내 채권시장의 가파른 강세 요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먼저 미국의 통화정책 기대 변화다. 포워드가이던스를 피하다가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와 관련 단호한 반응 함수를 제시하자 시장은 크게 반응했다. 연준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연속 인상도 불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채권시장에 널리 형성되기 시작했다.

워시 의장이 애초 백투백 인상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 상당히 곤혹스러운 일이다. 집행부에 가까운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공개 발언을 하면서 가파른 인상 기대는 되돌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미국 중간선거를 목전에 두고 연준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이른바 '중간선거 풋'이 작용한 셈이다. 선거를 앞두고 경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러시아산 공급을 늘리는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도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화 긴축의 효과도 채권시장 강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한 차례에 그쳤지만, 채권시장이 이보다 매파적 경로를 감안하면서 긴축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한 행사에서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 주택과 자동차 및 기타 부문처럼 금리에 민감한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렇다. 물론 영향을 미친다"며 연준의 의도는 아니지만, 높은 수익률이 "역할을 일부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선 이후에는 통화정책 기대보다 기간 프리미엄 상승이 금리 오름세를 주도했다는 분석도 있다. 연준 부의장을 지낸 핌코의 리처드 클라리다 글로벌 경제 고문은 지난달 23일 이후 미 10년물 금리 상승분의 대부분이 기간 프리미엄 상승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헤지펀드의 숏 포지션 쏠림에 따른 영향인지, 재정 우려인지, 빠른 경제성장 영향이 더 큰지 판단은 어렵지만, 채권시장 자체적으로 금리를 가파르게 올렸다가 최근 다시 인하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채권시장의 중단기 방향성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커브가 플래트닝(완만화) 결을 보이는 점도 눈길이 간다.

대내적으로는 국채 당국의 '풋옵션'이 든든한 방파제로 작용하고 있다. 당국이 추가로 국채 발행을 줄일 수 있는 여력은 트레이더 관점에서 비대칭성을 형성하면서 시장에 강세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5조원 정도는 추가 축소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 반도체 경기가 변수…한국 대체 불가할까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큰 변수로는 반도체 경기가 꼽힌다.

중국 반도체 기업이 빠르게 따라붙고 있다는 사실은 반도체 생산국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대체 가능하다는 인식에 힘이 실리면 우리나라의 가파른 경제 성장세도 일시적이라는 평가로 이어지고 채권시장에 강세 여지를 넓힐 수 있다.

최근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는 가운데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대거 사들이는 점도 이러한 내러티브에 더 눈길이 가게 하는 요인이다.

다만 과거 딥시크 등장 당시 AI 투자 효율성에 대한 우려가 반도체주 급락으로 이어졌던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 주가 조정 역시 일시적인 우려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주가보다는 반도체 자체 가격과 계약을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전일 'IMF 거버너 토크(Governor Talk)'에서 반도체 주가보다는 반도체 자체의 계약가격을 추적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추정에 따르면 지금부터 2030년까지 매년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총투자 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수요는 분명 한국에도 유입될 것이다"고 말했다.

반도체 주가 조정이 일시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그칠지, 실제 수요 둔화를 예고하는 신호일지가 관건이다. 2030년까지 이어질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한국의 반도체 수요와 성장세를 뒷받침한다면, 채권시장의 강세 논리도 다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아폴로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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