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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AI發 자금 조달에 확연히 갈린 승자와 패자

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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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채권시장 내 승자와 패자도 크게 나뉘고 있다.

유럽경제정책연구센터(CEPR)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은 지난해 약 1천8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지난 2023년과 2024년의 연평균인 200억 달러에 비해 급증한 것으로, 발행 흐름은 올해 들어 더욱 가팔라지며 연초 몇 주 만에 560억 달러 이상이 조달됐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인 이탈리아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저자로 참여한 이번 보고서에서는 지난 2022년 11월 챗GPT 출시를 전후로 하이퍼스케일러와 여타 기업들의 채권 수익률을 비교했다.

보고서는 "챗GPT의 출시는 거대언어모델(LLM)의 상업적 유효성 등이 널리 인정받는 전환점이었다"며 "중요한 것은 이 충격이 기업의 펀더멘털이 아닌 시장의 신념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AI 가치 사슬 내에 상반된 위치를 차지하는 두 기업 집단을 비교했다. 첫 번째 집단은 5대 대형 하이퍼스케일러였고, 두 번째 집단은 생성형 AI 기술로 비즈니스 모델이 교란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들로 구성됐다.

챗GPT 출시 등 핵심 이벤트 직후에 발생한 연방준비제도의 긴축기 같은 거시경제적 트렌드와 금리 여건 등을 통제하며 분석한 결과, 하이퍼스케일러들은 AI 열풍 동안 채권 조달 여건이 현저히 개선되며 여타 비금융 기업 대비 총 29bp의 금리 할인 혜택을 누렸다.

투자자들이 AI 관련 자본 지출을 추가적인 금융 위험이 아니라 상당한 미래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투자 기회로 보았다고 해석될 수 있다.

보고서는 "이런 해석으로는 미래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부채 증가와 차입 필요성에 대한 우려를 압도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녹색 채권 프리미엄을 뜻하는 '그리니엄'(greenium)'이라는 용어를 빌려, 이 수익률 스프레드를 '하이퍼리엄'(hyperium)이라고 명명했다.

특히, 비교 대상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한정할 때는 하이퍼스케일러의 할인율 추정치가 42bp로 확대됐다.

투자자들은 AI 배포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공급하는 기업과 AI 기반 경쟁에 의해 비즈니스 모델이 교란될 수 있는 기업을 명확히 구분한 셈이다.

보고서는 "이번 연구 결과는 크레디트 시장이 생성형 AI와 관련된 이익 및 손실의 분배에 대한 기대를 빠르게 반영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는 AI 인프라 구축의 수혜를 입을 위치에 있는 기업들에는 더 저렴한 자금 조달을 제공할 의사를 보였지만,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들에는 더 높은 보상을 요구했다.

보고서는 "채권시장은 소수의 지배적 기술 기업의 투자 및 시장 집중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AI 전환의 패자 쪽에 있는 것으로 인식되는 기업에는 재조달 과제를 넘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또 다른 핵심 위험은 AI 관련 기업들이 축적한 부채 잔액에서 비롯된다"며 "만약 AI 도입과 수익성, 또는 기술적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변한다면, 이는 가파른 가격 재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료 : CEPR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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