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은 이란 전쟁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등 구조적 수요뿐 아니라 채권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원자재로 이동한 결과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마크 해킷 네이션와이드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수석 시장 전략가는 "핫 머니는 자산으로 몰린다"며 최근 원자재 강세가 채권시장의 매도세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킷 전략가는 "최근 몇 주간 나타난 채권 매도세의 상당 부분은 투자자들이 채권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시장 불안, AI 투자 확대에 따른 희토류와 구리 수요 증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과 국가부채 우려 등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해킷 전략가는 최근 원자재 강세에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이를 이유로 채권을 매도하고 원자재를 단기적으로 추격 매수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의 고점과 저점을 맞히려고 한다면 문제를 자초하는 것"이라며 "원자재는 언제나 예상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원자재 시장에는 전문 트레이더와 헤지펀드 등 다양한 투자자가 참여하고 있어 단기 가격 방향을 예측하기가 특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이 지난 2월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이후 원유 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확대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장기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해 지난 3월 원유를 대거 매수한 투자자들은 이후 여름철 유가가 초기 급등분을 반납하면서 큰 변동성을 겪었다.
해킷 전략가는 원자재의 향후 3~6개월 가격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구조적 요인이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선진국에서는 AI 투자 확대가 전력과 구리를 비롯한 광물 수요를 크게 늘리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에서는 생활 수준 향상으로 원자재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육류 소비 확대도 옥수수와 밀 등 농산물 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해킷 전략가는 포트폴리오 구성 측면에서도 원자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과 채권은 2022년 이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분산투자 효과가 약해졌다.
해킷 전략가는 "바로 이런 시기에 채권이 포트폴리오의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채권은 주식처럼 움직이면서 수익률은 더 낮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원자재가 비싸고 채권 가격이 낮은 현재 시점에서 채권을 모두 처분하고 원자재에 집중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해킷 전략가는 "현재는 원자재를 보유하기 좋은 시기"라면서도 시장 진입 시점을 정확하게 맞히려는 전략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재 선물에 직접 투자하기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받는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원유 자체를 매수하기보다 엑손모빌과 셰브런 같은 생산업체와 정유사, 정유시설 유지·보수 업체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해킷 전략가는 관련 기업의 가치는 하루 단위의 현물 가격보다 분기 매출과 실적 등에 의해 평가되기 때문에 원자재 선물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출처: 연합뉴스 사진 제공]
kphong@yna.co.kr
홍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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