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ASML 실적·중동발 유가 상승에 투심 위축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전날 급락을 딛고 장 초반 2% 넘게 반등했던 코스피가 장 후반 쏟아진 매물을 이기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6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54포인트(0.44%) 내린 6,008.8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 대비 26.73포인트(0.44%) 오른 6,062.08로 출발했다. 장 초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6,190.65(2.57%)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오후 들어 상승 폭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코스피는 장 막판에는 5,944.65까지 밀리며 전날에 이어 다시 6,0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장 마감 직전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며 가까스로 6,000선을 지켜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지수 발목을 잡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장 초반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곧바로 매도로 돌아서며 1조1천799억 원을 순매도했다.
전날 4조5천억 원 넘게 팔아치운보다는 규모가 줄었지만, 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도 3천140억 원 매도 우위를 보였고, 기관만 홀로 8천87억 원을 순매수하며 하단을 지지했다.
장 초반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완화적 발언에 안도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면서도 내년에는 추가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봤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역시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이 긴축 효과를 일부 대신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금리 경계감을 누그러뜨렸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D램 양산 소식도 당장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
하지만 장중 전해진 대외 변수들이 투자심리를 다시 위축시켰다.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본사 건물을 공격했다는 소식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겹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배럴당 95달러 선을 돌파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오늘 밤 발표될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경계감과 맞물리며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오후 2시 발표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3분기 실적도 장 후반 변동성을 키웠다. ASML의 3분기 순이익과 4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연간 매출 전망치 상향 폭이 이미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적 발표 직후 ASML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3~4%대 하락하자 국내 반도체 투자심리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희비가 엇갈렸다.
장중 4% 넘게 오르며 24만1천500원까지 뛰었던 삼성전자는 상승 폭을 모두 반납하고 전일과 같은 23만2천 원에 보합 마감했다. 장 초반 3% 넘게 올랐던 SK하이닉스는 1.66% 내린 141만9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미반도체(-5.02%), 이수페타시스(-5.12%), DB하이텍(-7.04%) 등 반도체 관련주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반면 이차전지 업종은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유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2.93%), 삼성SDI(5.54%), 포스코퓨처엠(4.63%), 엘앤에프(6.50%), POSCO홀딩스(3.34%) 등이 나란히 올랐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과 운임 상승 전망에 HMM(5.90%), 현대글로비스(2.21%) 등 해운주와 S-Oil(2.65%), SK이노베이션(4.08%) 등 정유주도 강세였다. 미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투자 언급에 삼성중공업(3.21%), HD현대중공업(0.68%) 등 조선주도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3.15포인트(1.57%) 내린 823.88로 장을 마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강세 전환하기도 했으나 국제유가 상승과 AI 모멘텀 부진, 미국 CPI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에 상승 폭을 반납했다"면서 "장중 발표된 ASML 실적도 컨센서스를 웃돌았으나 높아진 시장 기대치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44% 하락하며 6008.81에 마감했다. 2026.10.14 cityboy@yna.co.kr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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