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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연일 원화 가치를 뒷받침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지금 환율은 예년의 익숙한 환율보다는 높은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국정감사를 마치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그룹(WBG) 연차총회가 열리는 태국 방콕으로 떠난 신 총재는 13일 IMF가 주최하는 대담에서 "앞으로 (원화의) 절상 여지가 더 있다고 보며, 추가 절상이 바람직하다고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달러-원 환율은 한은의 7~8월 '백투백' 금리 인상 이후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인 1,330원대까지 내려왔다. 그럼에도 신 총재는 아직 내려갈 길이 남았다고 보는 듯하다.
한은 총재의 말 한마디가 금융시장에서 갖는 무게는 남다르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신 총재가 환율 수준에 대한 평가까지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그의 발언 속에 있다.
요즘 한국 경제의 최대 화두는 'K자형 경제'다. 반도체와 비반도체,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극과 극의 성적표를 받아 들고 있다. 아랫목은 지나치게 뜨겁고 윗목은 차갑다.
신 총재는 환율의 하향 안정이 이 같은 양극화를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그는 지난 13일 대담에서 "한국에서 최근 두세 달 동안 그랬듯 절상되면 특히 가계의 구매력이 늘어나고, 수출 부문과 내수 부문 사이의 균형도 달라진다"며 "(통화) 절상이 균형을 내수 쪽으로 기울여 K자형 경제에도 이로운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수입물가가 낮아지고, 저소득층 지출에서 비중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이 안정된다.
신 총재는 "소득 하위 20%가 소득의 32%를 식품과 에너지에 쓴다"는 수치를 직접 거론하며 "물가를 잡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계층을 돕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원화 약세의 과실은 수출 비중이 큰 대기업에 상대적으로 집중된다. 한국은 전체 일자리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주요국보다 낮아 수출 호조의 온기가 직접 닿는 범위가 좁다.
아울러 환율 안정은 금융안정과도 직결된다.
신 총재는 "환율은 무역을 결정하는 상대가격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통화에 대한 신뢰, 나아가 경제 전체에 대한 신뢰의 척도"라고 말했다.
이어 집단적 금융위기를 겪은 아시아에서는 이런 인식이 상식에 가깝다면서 "환율이 안정되고 과거에 익숙했던 수준으로 수렴하는 것이 금융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안정이 흔들릴 때 가장 큰 대가를 치르는 것도 취약계층이다. 위기의 비용은 완충 능력이 부족한 계층에 불균등하게 돌아간다. 충격이 닥치면 비정규직과 저임금 근로자, 소상공인이 가장 먼저 일자리와 소득을 잃는다.
긴축적 통화정책이 취약계층의 고통을 키운다고 단정하는 것은 사안의 한쪽 면만 보는 것이다.
한은의 선제적 금리 인상은 환율 하락 경로를 거쳐 취약계층의 구매력을 높이고,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을 줄이며,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K자형 경제의 그늘을 걷어내는 데 통화정책도 제 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김학성 기자)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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