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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천 뚫린 코스피에 사모펀드 셈법 갈렸다…'현금 확보'vs'반도체 줍자'

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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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코스피가 단기간에 7,000선에서 6,000선으로 주저앉으면서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시장 진단과 대응 전략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시장 급락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동소이하지만 대응은 갈렸다. 추가 하락에 대비해 '현금 확보'에 나선 곳이 있는 반면, 펀더멘털 훼손이 아니라며 반도체 '추가 매수'를 택한 곳도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프·더블유·밸류시스템·타이거자산운용 등 주요 사모 운용사와 KCGI자산운용은 최근 시장 급락에 따른 운용 전략을 투자자들에 속속 전달했다.

코스피는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해 994.93포인트(14.21%) 급락했다. 특히 13일에는 하루 만에 5.46% 추락했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5천44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튿날 장중 2.57% 반등했던 지수는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며 6,008.81로 장을 마쳤다.

시장의 고민은 주가와 실적 간 괴리에서 출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천억원의 잠정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2.5% 폭증하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100조원을 돌파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는 동반 급락했다.

운용사별 대응은 시장을 바라보는 온도 차를 여실히 보여준다.

라이프자산운용은 가장 보수적인 잣대를 댔다. 이들은 현 구간을 "저가 매수보다 위험 관리가 우선"이라고 평가했다.

최근의 지수 하락은 기업 이익 훼손 탓이라기보다 금리 상승과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 의구심이 맞물린 수급 악화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다만 매도세 진정 신호가 아직 없어 낙폭 과대만을 이유로 주식 비중을 늘리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반도체는 실적과 현금흐름이 검증된 핵심 종목 위주로 쥐고 가되 추가 매수는 자제한다. 시장 상황에 맞춰 숏 포지션을 섞어 순주식 익스포저를 관리할 방침이다. 금리 안정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가시화하면 그때 현금 비중을 줄이고 주식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일 방침이다.

반면 KCGI자산운용은 현 장세를 '저가 매수 기회'로 규정했다.

국내 기업의 순이익 개선세가 유효하고 메모리 반도체 업황도 아직 고점을 찍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출시 계획 탓에 시장이 흔들린 것도 수율과 생산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빚어진 '과잉 반응'으로 평가했다.

시장이 이미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만큼 현금 비중을 더 늘리지는 않는다. 변동성 큰 일부 반도체 종목은 덜어내되 화장품·음식료·엔터테인먼트 등 소비재 비중은 유지 또는 확대하기로 했다.

더블유자산운용 역시 반도체 핵심 물량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주식 비중이 높아 최근 급락장에서 수익률 훼손을 피하지 못했지만, 현 가격대에서는 오히려 손익비가 우수해졌다고 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유지하며 반도체 섹터 내에서 내년 실적 개선 속도가 빠른 소재·부품·장비 종목으로 무게 중심을 일부 옮기고 있다. 다만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5.5%를 넘어 추가로 빠르게 상승할 경우 위험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매수와 방어 사이에서 신중한 대응을 택했다.

단기간 낙폭 확대와 투자심리 위축을 감안하면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과매도가 곧바로 추세 반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외국인 수급과 글로벌 반도체주 흐름을 살피며 선별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반도체 중심의 테크주와 수급 소외로 낙폭이 컸던 화장품·음식료 등 소비재를 함께 담아 균형을 맞춘다.

가장 공격적인 대응에 나선 곳은 타이거자산운용이다.

이들은 현 조정을 시장의 공포가 과도하게 반영된 '바이 온 딥(Buy on dip·저가 매수)' 구간으로 봤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AI 투자 사이클이 연장되고 반도체 공급 부족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하락 시 분할 매수하고 반등 시 일부 매도하는 트레이딩 전략을 구사 중이다.

낙폭 과대 반도체를 더 담고, 지수가 반등하면 일부 차익을 실현해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염두에 뒀다. 다만 AI 투자 둔화 등 시장 우려가 실제 지표로 확인될 경우 섣부른 업종 교체 대신 현금을 빠르게 늘리는 방어 태세로 전환할 방침이다.

급락장을 마주한 펀드매니저들의 대응은 '현금 확보'과 '저가 매수'로 엇갈렸지만 공통된 판단도 있다.

현 주가 하락이 기업 이익의 구조적 훼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외국인 매도세와 금리 불안,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향후 실적과 수요 지표를 통해 얼마나 해소되느냐가 증시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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