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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신운용 정만성 "'대신하면 주주환원'…1조 장수펀드 키운다"

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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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중심서 액티브 공모로 외연…20년 만의 승부수

출시 일주일 만에 1천억…"ETF만이 능사 아냐"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인덱스 운용을 주력으로 성장해온 대신자산운용이 액티브 공모펀드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그 중심에는 이달 출시한 '대신 주주환원고배당' 펀드가 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합친 주주환원 규모와 현재 주가를 함께 따져 사고파는 액티브 전략이다.

정만성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이 펀드를 단기 유행을 겨냥한 상품이 아니라 대신운용을 대표하는 장수 펀드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목표는 운용규모 1조원 이상이다.

정 대표는 최근 연합인포맥스와 만나 "'대신 하면 주주환원'이 떠올랐으면 한다"며 "장기간 고객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증식시키는 펀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출발은 순조롭다. 지난 6일 설정된 대신 주주환원고배당펀드는 12일 기준 설정액 1천68억원을 기록했다. 출시 일주일 만에 1천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자금 유입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자 대신운용은 오는 19일부터 30일까지 신규 판매를 일시 중단하는 소프트클로징을 결정했다. 판매는 다음 달 2일 재개한다.

정 대표는 "펀드를 만들 때 항상 1조원 이상을 생각한다"며 "수탁고를 빠르게 늘리는 것보다 고객의 수익을 꾸준히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만성 대신자산운용 대표

[대신자산운용 제공]

◇인덱스로 큰 대신운용, 액티브 공모에 승부

이번 펀드가 눈길을 끄는 것은 대신운용이 성장해온 경로와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신운용의 전체 운용자산(AUM)은 시장 상황에 따라 18조~19조원 수준을 오간다. 이 가운데 주식형이 약 10조원이고 인덱스 운용자산이 약 8조원을 차지한다. 사실상 주식 운용의 중심축이 인덱스였던 셈이다.

정 대표 역시 국내 퀀트 운용 1세대로 꼽힌다. 금융공학 연구를 바탕으로 계량적 투자에 발을 들인 뒤 절대수익형 펀드를 운용했고, 이후 대신운용의 인덱스 사업을 키워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액티브 공모펀드를 새로운 승부처로 택했다.

정 대표는 자신이 대신운용에 합류한 이후 액티브 공모펀드를 이처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액티브 공모펀드 가운데 '주주환원'을 택한 배경에는 정 대표가 오랫동안 강조해온 '잃지 않는 투자'가 있다.

그는 "결국 고객의 자산이 훼손되면 안 된다"며 "주식 투자를 통해서도 안정적인 자산 증식이 가능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거기서 출발한 것이 배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당을 지금 시대에 맞게 확장하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이라며 "상승장에서 일정 부분 따라가면서도 하락할 때 자산을 지키면 시간이 흐를수록 장기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배당에 자사주까지…주주환원 따져 사고 판다

이름에는 '고배당'이 붙었지만 운용 방식은 전통적인 고배당주 펀드와 차이가 있다.

투자설명서상 대신운용이 활용하는 핵심 지표는 '주주환원율'과 '주주환원수익률'이다.

주주환원율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합친 주주환원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주주환원수익률은 1주당 주주환원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으로, 같은 규모의 환원이라도 주가가 낮을수록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구조다.

이를 바탕으로 종목마다 목표 매수가와 매도가를 정한다.

주가가 목표 매수가 이하로 내려가거나 주주환원수익률이 기준을 충족하면 이익창출력과 주주환원 여력이 유지되는지를 다시 확인한 뒤 분할매수한다. 반대로 주가가 올라 목표 매도가에 도달하거나 주주환원수익률이 낮아지면 비중을 줄인다. 실적이나 주주환원정책 자체가 악화되면 목표가에 도달하지 않았더라도 전량 매도할 수 있다.

정 대표는 "배당주나 가치주를 사서 가만히 들고 있는 전략이 아니다"라며 "주가가 올라 주주환원 매력이 떨어진 종목은 팔고, 국채보다 충분히 높은 주주환원수익률을 제공하는 종목을 다시 사면서 트레이딩 손익을 쌓는다"고 말했다.

운용 초기 대신운용이 염두에 둔 주주환원수익률 기준은 약 5% 이상이다. 정 대표는 국고채 3년물 금리에 1.5~2%포인트가량의 프리미엄을 얹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준에서 약 30개 종목이 투자 대상에 들어왔으며 인터뷰 당시 실제 포트폴리오의 주주환원수익률은 약 6.1% 수준이었다.

주가가 떨어졌다고 기계적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실적 악화가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면 향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여력도 함께 줄어들 수 있어서다.

투자설명서에는 ROE와 PBR, 배당수익률뿐 아니라 이익창출력과 현금흐름, 재무건전성 등을 함께 평가하도록 했다. 비금융회사는 잉여현금흐름 창출력을, 금융회사는 자본적정성과 규제자본 대비 주주환원 여력을 중점적으로 본다.

정기적으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는 기업을 핵심 투자군으로 삼고 특별배당이나 일회성 자사주 매입은 보조적으로 활용한다.

정 대표는 "정량으로 기본을 깔고 정성적인 분석을 상당히 많이 넣어야 한다"며 "이익의 지속성, 경영진의 주주환원 의지, 밸류업 공시와 실제 이행 여부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금융과 통신 등 주주환원 정책을 비교적 선제적으로 내놓고 이행해온 업종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다만 업종 자체를 보고 투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현금 최대 40%…시장 따라가기보다 하방 방어

시장을 무조건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투자설명서는 시장 상황과 개별 종목의 기대수익률에 따라 현금 비중을 0~40% 범위에서 조절하도록 했다. 살 만한 종목이 부족하거나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현금을 늘려 가격 변동 위험을 낮추고, 새로운 투자 기회가 생기면 다시 주식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정 대표는 "돈이 들어온다고 주주환원수익률이 나오지 않는 주식을 억지로 살 생각은 없다"며 "오히려 주가가 떨어질 때 좋은 기업의 주주환원수익률이 높아지면 더 적극적으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수익률 추종 자체가 목표도 아니다. 이 펀드는 별도의 비교지수를 두지 않았다. 대신운용은 주주환원을 통해 얻는 현금수익과 분할매매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장기적으로 축적한다는 목표다.

특히 시장이 크게 오를 때 상승폭을 모두 따라가는 것보다 하락장에서 손실을 줄이는 데 무게를 둔다.

정 대표는 "고객 입장에서는 '안 떨어진 게 뭐 잘한 것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게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안 잃어야 고객의 자산을 지키고 다음 투자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TF만이 능사 아냐"…공모펀드 다시 꺼낸 이유

정 대표는 자산운용업계의 ETF 쏠림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ETF의 낮은 비용과 매매 편의성은 장점이지만, 테마·섹터 상품을 수익률에 따라 옮겨 다니는 투자가 장기 자산 증식에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정 대표는 "ETF는 아주 좋은 상품이고 대신운용도 인덱스를 오랫동안 해왔다"면서도 "ETF 수탁고를 늘리는 게 운용사가 해야 할 일이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운용사의 역할은 고객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지속해서 운용해 증식시키는 것"이라며 "거래의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전문가에게 맡기고 장기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펀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략을 ETF가 아닌 공모펀드로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대표는 방산과 바이오, 코스닥, 레버리지 등 단기 수익률이 좋은 투자처를 개인이 옮겨 다니는 방식보다는 전문가가 정해진 원칙에 따라 장기간 자산을 굴려주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퇴직연금처럼 장기간 꾸준히 투자하는 자금을 주요 고객층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펀드도 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펀드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을 통해 자산을 증식하기 위한 수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 펀드에 개인적으로 1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이야기하는 소신과 철학, 원칙을 실제로 구현해 운용하고 실현하는 것이 지금 제게 주어진 숙제"라며 "펀드 규모가 커지는 것도 좋지만 고객의 수익을 꾸준히 증가시킬 수 있는 펀드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대표나 특정 스타 매니저 개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펀드다.

정 대표는 "대표나 매니저가 바뀌면서 철학까지 바뀌면 펀드가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며 "저는 사라져도 대신은 영원할 것이기 때문에 이 원칙을 시스템으로 안착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뒤에는 적어도 1조원 이상의 펀드가 돼 있고, 고객에게 '대신 주주환원은 무조건 가지고 가야 한다'는 말을 듣는 게 꿈"이라며 "대신 하면 고객 자산을 안정적으로 키워주는 주주환원 펀드가 떠오르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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