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올해 GDP갭률 +0.55% 예상…작년 -1.0% 전망서 급반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 경제의 국내총생산(GDP)갭률이 임계치에 근접했다고 평가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이미 플러스로 전환하고 내년에는 그 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성장률 전망이 대폭 높아지면서 경제의 유휴 생산능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는 한은의 판단을 뒷받침하는 분석이다.
15일 IMF가 이번 주 발표한 10월 세계경제전망(WEO)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GDP갭률은 플러스(+)0.548%로 전망됐다.
내년 GDP갭률은 1.168%로 올해보다 0.62%포인트(p)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플러스 GDP갭의 규모가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이는 IMF가 지난해 11월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제시했던 전망과 크게 달라진 것이다.
당시 IMF는 올해 한국의 GDP갭률을 -1.0%로 예상했다. 이후 2027년 -0.7%, 2028년 -0.2%, 2029년 -0.1%를 거쳐 2030년에야 마이너스 GDP갭이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번 전망에서는 올해 GDP갭률이 종전보다 약 1.55%p 높은 플러스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초과수요 압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GDP갭률은 실제 GDP가 잠재 GDP를 얼마나 웃돌거나 밑도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플러스 GDP갭은 실제 생산이 잠재 생산능력을 웃도는 상태로,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IMF의 전망 변화에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한국 경제의 성장세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IMF는 올해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6%에서 3.3%로 0.7%p 상향했다. 내년 성장률도 2.83%로 예상했다.
강력한 반도체 중심의 대외수요가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IMF의 새로운 GDP갭 전망은 최근 신현송 총재가 밝힌 한국 경제의 수요 측 물가 압력에 대한 경계와도 맥을 같이한다.
신 총재는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GDP갭률이 "임계치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다만 GDP갭을 재추계하고 있으며, 실제 GDP와 잠재 GDP가 모두 움직이고 있어 플러스 전환의 정확한 시점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두 지표의 변화 속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GDP갭 판단은 올해 초와 비교해도 크게 달라졌다.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더라도 과거 저성장으로 누적된 마이너스 GDP갭 때문에 플러스 전환은 2027년 중·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한은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0%, 1.8%였다. 그러나 8월 전망에서는 각각 3.3%, 2.9%로 2월에 비해 1.3%p와 1.1%p 상향됐다.
잠재성장률도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GDP갭 경로를 판단하는 또 다른 변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중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잠재성장률을 2.2%, 2026~2030년 평균을 2.3%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와 생산성 개선 등이 잠재 생산능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경제성장률뿐 아니라 잠재성장률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GDP갭이 플러스로 전환한다면 실제 생산의 증가 속도가 잠재 생산능력의 확충 속도를 웃돌고 있음을 의미한다.
GDP갭을 둘러싼 달라진 전망은 한은이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한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신 총재는 반도체 호황과 교역조건 개선으로 명목 GDP와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이례적으로 증가한 점을 강조해 왔다.
특히 기업 이익과 소득 증가가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로 확산되는 2·3차 파급효과가 향후 수요 측 물가 압력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지난 12일 국감에서도 신 총재는 명목 GDP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소득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수요 측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플러스 GDP갭이 반드시 물가 상승률의 추가 상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수요 측 물가 압력과 통화정책의 긴축 필요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씨티는 지난 4월 GDP갭이 이미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아울러 씨티는 올해 명목 GDP 성장률을 기존 20.7%에서 25%로 높였고, 실질 GDP 성장률은 올해 3.7%, 내년은 3.0%로 유지했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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