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와일리 AVAX원 CEO 직무대행 겸 COO 인터뷰
AVAX 최대 보유 기업 중 하나…"2분기 매출 75%는 스테이킹에서"
"규제 정비가 기관 참여 돕지만…시장 성장이 입법에만 달린 건 아냐"
[사진: AVAX원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증권을 블록체인에서 발행하고 거래하는 토큰증권 시장에는 다양한 사업 기회가 있다.
거래를 처리할 블록체인을 구축하거나, 이를 활용해 증권을 발행·유통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나스닥 상장사 AVAX원(AVAX One Technology)은 여기에 쓰이는 가상자산을 보유하는 데서 기회를 찾았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사들이는 가상자산 트레저리(DAT) 기업들 사이에서 AVAX원은 블록체인 아발란체 재단의 가상자산 AVAX를 택했다.
AVAX원은 AVAX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 중 하나로, 세계적으로 금융자산의 토큰화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전통 금융기관의 요구에 맞춰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아발란체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피트 와일리 AVAX원 최고경영자(CEO) 직무대행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AVAX를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기관이 언젠가 아발란체에서 무엇을 할지에 기대어 투자 논리를 세운 것이 아니다"라며 "본격적으로 나선 기관들이 이미 아발란체에서 무엇을 시작했는지를 봤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화투자증권이 최근 아발란체 기반 토큰증권 플랫폼 개발을 마쳤으며, 한국예탁결제원도 아발란체를 비롯해 여러 블록체인과 연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개발 중이다.
그가 꼽은 아발란체의 강점은 빠른 처리 속도와 보안과 더불어 금융기관별 요구에 맞춰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유연성이다. 금융기관은 각국의 규제에 맞춰 네트워크 참여자와 정보 접근 권한을 관리하고 개인정보도 보호해야 한다.
아발란체에서는 이러한 조건에 맞춰 자체 네트워크를 구성하면서도 다른 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게 와일리 CEO 직무대행의 설명이다.
그는 "AVAX를 보유하고 있어 제도권 금융에서 AVAX를 결제에 활용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직접적인 의미가 있다"며 "한국은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장 중 하나"라고 말했다.
◇ "가격 상승만 기다리지 않는다"…2분기 매출 75%가 스테이킹
AVAX원이 쥔 AVAX는 아발란체의 성장에 거는 베팅이자 당장 수익을 내는 자산이기도 하다. 최근 공시 기준 AVAX와 이에 준하는 자산을 합쳐 약 1천400만 AVAX 상당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95%를 스테이킹(Staking·예치 보상)하고 있다.
스테이킹은 이용자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일정 기간 예치하고 보상을 받는 것을 말한다. AVAX원은 이를 통해 연환산 약 5.4%의 수익률을 얻고 있으며, 올해 2분기 매출의 약 75%가 여기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와일리 CEO 직무대행은 "보유한 AVAX의 가격이 오르기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보유 자산으로 수익을 내고, 금융기관의 활용이 늘어나는 아발란체 생태계의 성장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AVAX는 발행량 상한이 정해져 있고 네트워크 수수료(가스비)는 소각되며 스테이킹 보상도 있다"며 "AVAX를 보유하는 DAT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토큰 구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산 대부분을 아발란체 한 곳에 걸어둔 셈이지만, 이더리움 등 다른 블록체인과의 경쟁을 한 곳만 살아남는 '제로섬 게임'으로 보지는 않았다. 기관마다, 쓰임새마다 필요한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와일리 CEO 직무대행은 아발란체에 실물자산(RWA) 발행이 늘어난 이유도 여기서 찾았다. 기관은 네트워크 검증 참여자와 접근 권한, 규제 준수 요건 등을 직접 통제해야 할 수 있는데, 아발란체는 이를 기관 사정에 맞게 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관에는 인프라와 거래상대방, 개발자, 이를 둘러싼 생태계가 필요하다"면서도 "단순히 가능성만을 내세우는 발표가 아니라 아발란체의 실제 서비스에서 이런 요소들이 맞물리는 것을 보면서 해당 자산 투자에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 "금융기관은 넘어야 할 문턱 많아…블록체인 도입 더딜 수밖에"
와일리 CEO 직무대행이 한국을 눈여겨보는 이유는 세 가지다. 금융기관의 역량과 높은 기술 수용도, 토큰화 자산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규제다. 그는 한국에서 토큰화가 실험 단계를 벗어나 제도권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봤다.
이처럼 규제가 정비되면 금융기관도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규제의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금융기관이 디지털자산 분야에 인력과 자금을 투입하기 쉬워진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성장이 특정 법안이나 입법 일정에만 달려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의 금융기관이 이미 토큰화와 스테이블코인,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명확한 규제가 블록체인의 활용처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미 존재하는 활용처에 기관이 더 쉽게 참여하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는 금융기관의 참여를 앞당길 수 있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할 경제적 이유 자체가 법률에서 생겨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토큰화 시장의 성과를 판단할 때도 거래대금보다 실제 금융 업무가 얼마나 개선되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일리 CEO 직무대행은 "자산을 블록체인으로 옮겼을 때 발행과 결제, 자금 조달, 관리가 개선되는지를 봐야 한다"며 "결제 절차를 간소화하고 자산 관리 업무 일부를 자동화하거나 담보를 더 쉽게 옮길 수 있다면, 거래가 빈번하지 않아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의 참여가 더딘 것도 같은 맥락에서 봤다. 가상자산 시장은 24시간 거래처럼 블록체인의 장점이 바로 드러나는 영역에서 먼저 자랐지만, 토큰화 시장은 기관이 들어오려면 갖춰야 할 요건이 많아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와일리 CEO 직무대행도 AVAX원을 운영하며 이러한 요건을 직접 마주하고 있다.
그는 나스닥 상장사로서 AVAX를 보유하고 스테이킹하려면 분기별 감사를 받고, 스테이킹 업체의 내부통제 검증 보고서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테이킹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회계 기준에 대응하는 것도 실무상 과제로 꼽았다.
와일리 CEO 직무대행은 "금융기관은 충족해야 할 요건이 더 까다로우며, AVAX원도 이를 직접 경험했다"며 "도입에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기관의 참여가 가져올 변화는 충분히 기다릴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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