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공공임대 운영 손실액 1.4조…수선유지비 등 증가
해외선 일찍이 지속가능성 도모…금융비용·수선비 등 반영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무 상황이 공공임대 적자로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정부가 부담해야 할 공공임대를 떠안은 데다, 이를 보전할 토지판매 등 사업수익 확보 방안마저 막힌 여파다.
정부는 LH를 2개로 분사할 예정이나, 기존 구조가 유지되는 한 공공임대를 담당하는 기관 입장에서는 재무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는 금융비용을 임대료에 반영한다거나 지역과 주택 가치에 따라 임대료를 달리 산정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고 있어, 이재명 정부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의원실(국민의힘)이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LH의 올해 상반기 임대주택 운영 매출총손실액은 1조4천65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상반기 기준 매출손실액은 8천40억 원이었다. 매출보다 매출원가가 더 빠르게 늘어난 탓이다.
감가상각비와 수선유지비가 매출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원가는 2조3천965억 원이었는데 이중 감가상각비는 8천126억 원, 수선유지비는 9천191억 원이었다.
주택 유지·보수 비용인 수선유지비는 매해 늘었다. 지난 2022년 상반기 수선유지비는 4천41억 원이었는데 2023년 4천182억 원, 2024년 7천61억 원, 2025년 8천254억 원으로 점차 늘었다.
공공임대주택 사업은 LH의 재무건전성을 저하하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시세의 30% 수준인 영구임대를 비롯해 국민임대, 통합공공임대 등의 임대료가 낮게 책정된 데다 인상률도 연 5% 이내로 묶여 비용을 임대료에 반영하기 어려운 탓이다.
LH는 그간 택지를 민간에 매각해 임대주택 운영에 활용하는 교차보전 방식으로 균형을 꾀했는데, 택지 매각이 제한되면서 부담은 점차 커졌다. 지난해에는 통합 이래 첫 연간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LH를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을 담당하는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거복지·자산비축을 맡는 '주택도시자산공사'로 이원화하겠다는 내용의 개혁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의 개혁안은 아직 공개되진 않았다.
분업화로 효율성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나, 분사 후에도 지금의 구조가 이어진다면 그 부담을 덜어내는 데 한계가 따를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임대 아파트는 사회적 안전망 차원에서 제공되고 있었던 터라 임대료 등을 비싸게 받진 못했는데, 그 구조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중산층이 주거하는 임대 주택의 경우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하는 등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에 해외 사례가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일찍이 임대료에 각종 비용을 반영하는 장치를 마련해 재무적 균형을 도모한 곳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LH토지주택연구원이 지난 8월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는 사업자의 대출 상환 여부에 따라 사회주택 임대료를 달리 정한다.
가령 상환 기간에는 금융비용을 임대료에 반영하고, 상환 후에는 금융비용을 빼는 대신 수선유지비 비중을 점차 늘리는 식이다. 사업자에게는 자기자본 이자 등 제한적 보상을 인정하고, 소득 하위 75% 이하 임차인에게는 정부가 주거급여를 지원한다.
[출처: LH토지주택연구원]
영국은 지역별 소득과 주택 가치에 따라 임대료를 달리 매긴다. 소득이 낮은 지역은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임대료 인상 폭은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1% 이내로 가산한 수준으로 제한하는 대신, 공급 주체인 대형 주택협회가 다른 사업에서 낸 수익을 사회주택에 재투자해 손실을 보전한다.
[출처: LH토지주택연구원]
공공임대주택을 민간에 매각한 사례도 있었다.
2016년 국토연구원에서 발간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은 주택청(HA)이 소유한 공공임대주택을 임차인에게 파는 '임차인 주택 구입 프로그램(TPS)'을 도입한 바 있다.
다만, 보고서는 임대주택 매각 시 공급 주체가 재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고, 기투자된 기금이나 재정 등의 회수가 힘들 수 있다고 부연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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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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