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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공개매수 '선행매수' 반발 확산…국민청원 하룻밤 새 2천500명

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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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18곳 이어 개인투자자도 전면 재검토 촉구

"100% 매수하거나 지배·일반주주 동등한 비율로 사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이도록 허용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안을 두고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법안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공개된지 하루도 안 돼 2천500명 넘는 동의를 얻었다.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이 현행안에 포함된 '선행매수' 구조에 집단 반발한 데 이어 개인투자자들 역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에게 동등한 매각 기회를 부여하라고 촉구했다.

16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전날 저녁 올라온 '1400만 개미투자자를 기만하는 무늬만 주주보호법인 의무공개매수제도,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전면 재검토 및 수정입법 요청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전 7시 기준 2천500명가량의 동의를 받았다.

해당 청원인은 필명 '남산주성'으로 잘 알려진 김태석 가치투자연구소 설립자다.

김 설립자는 국내 대표적인 개인투자자 커뮤니티인 가치투자연구소를 만들었으며, 지난 2019년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주주권익 개선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청원은 하룻밤 새 국회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인 5만명의 약 5%를 채웠다. 청원 동의 기한은 다음 달 14일까지다.

김 설립자는 현행 의무공개매수 도입안이 일반주주 보호라는 본래 취지를 벗어나 지배주주에게만 유리하게 설계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주주의 1주는 금값, 소액주주의 1주는 똥값 취급을 받는 시장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며 잔여 주식 전량을 사들이는 '100%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촉구했다.

설령 100% 매수가 아닌 현행 '50%+1주' 기준을 유지하더라도 지배주주 선행매수를 허용해서는 안 되며,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가 동일한 비율로 주식을 팔 수 있도록 매각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등을 의무공개매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인수자는 기존 취득 물량을 합쳐 전체 발행주식 50%에 1주를 더한 물량을 확보할 때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해야 한다.

논란의 핵심은 인수자가 기존 지배주주 지분을 장외에서 먼저 사들일 수 있도록 허용한 대목이다.

예컨대 지배주주가 지분 40%를 보유한 회사를 인수할 때 현행안을 적용하면 인수자는 지배주주 물량 40%를 전량 매입한 뒤 일반주주 물량은 10%+1주만 추가로 공개매수하면 요건을 채우게 된다.

지배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얹어진 가격에 보유 주식 전부를 넘길 수 있지만 일반주주들은 같은 가격을 적용받더라도 쥐고 있는 지분 일부만 팔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서 자산운용업계에서도 동일한 비판이 제기됐다.

라이프·레인메이커·머스트·신영·VIP·얼라인파트너스·차파트너스·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국내외 운용사 18곳은 지난달 말 공동성명을 내고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제도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나 지배주주 선행매수를 허용하는 현행 방식은 주주 보호라는 목적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잔여 주식 전량 매수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인수자 자금 부담과 인수·합병(M&A) 시장 위축 우려로 국회가 '50%+1주' 방안을 택한다면 최소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가 함께 공개매수에 참여해 같은 비율로 주식을 파는 '비례적 공개매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반발이 이어지면서 당초 지난 1일 국회 본회의 처리가 예정됐던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정이 보류된 상태다.

현행안이 1997년 도입 후 폐지됐던 과거 의무공개매수제도와 비교해도 일반주주 보호 기능이 오히려 후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97년 제도 역시 지분 25% 이상 취득 시 '50%+1주'까지 매수하도록 규정했으나, 25% 이상을 취득하는 거래 자체를 원칙적으로 공개매수 방식으로 진행하게 했다. 지배주주 지분을 장외에서 먼저 사들인 뒤 부족한 물량만 일반주주 몫으로 채우는 지금의 구조와는 달랐다.

당시 제도는 기업 M&A와 구조조정을 위축시킨다는 우려 속에 1998년 외환위기 국면에서 폐지됐다.

한편 이번 국민동의청원은 의무공개매수제도와 더불어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 재검토도 함께 요구했다.

상속·증여 과정에서 주가가 낮을수록 대주주에게 유리해 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꺼리는 문제를 막고자 제도가 논의됐으나, 현재 정부안은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좁아 본래 취지가 퇴색했다는 게 청원인의 주장이다.

의무공개매수제도가 자산운용업계 반발로 한 차례 본회의 문턱에서 멈춰선 가운데 개인투자자 반대 여론까지 가세하면서 향후 법안 재논의 과정에서는 지배주주 선행매수 허용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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