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결정에 내부 동요 극심…신진창·이형주 등 부위원장 후보군
금감원 수석부원장도 중요해져…서울·세종 잇는 가교 역할
[금융위원회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금융위원회의 세종 이전이 확정되면서 차기 부위원장과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인사를 바라보는 금융당국 내부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그간 정권 교체에 따라 달라진 인사 기조나 고위직 승진 구도가 주요 변수로 작용했지만, 이제는 세종 이전에 대비한 조직 안정과 금융감독 체계의 연속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갑작스러운 이전 결정에 직원들의 동요가 급격히 커지면서 조직 사정을 정확히 아는 내부 출신 부위원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아울러 현 구도에선 금융위와 금감원이 서울과 세종으로 나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양 기관의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금감원 수석부원장의 중요성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흔들리는 금융위…내부 승진 부위원장 필요성 커져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금융위의 내년 하반기 세종 이전이 확정되면서 후임 부위원장 인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권대영 전 부위원장이 지난 1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으로 이동하면서 현재 금융위 부위원장 자리는 공석이다.
당초 차기 부위원장 인사는 내부 고위직의 승진 여부와 외부 전문가 발탁 가능성을 중심으로 논의돼 왔다.
다만, 외부 인사가 부위원장으로 올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세종 이전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단순히 금융정책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넘어 조직 관리 역량이 핵심 자질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이번 이전 결정이 충분한 사전 의견수렴 없이 발표됐다는 불만이 많다. 이렇다 보니 금융 유관기관들과의 정책 공조, 주거와 자녀 교육 등 생활 기반 전반을 다시 세팅해야하는 업무적·현실적 문제들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이 참석한 직원 간담회에서도 직원들은 이전 결정의 부당함과 조직 차원의 대응 부족 등을 지적하며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직원 고충을 수렴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지만, 조직 내부의 불안감을 해소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금융위 조직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 인사가 부위원장으로 발탁될 경우 조직의 동요를 수습하고 업무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금융위 부위원장은 차관급으로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까지 겸임하는 자리다. 금융정책과 자본시장 감독뿐 아니라 조직 내부의 실무를 조율하는 역할도 맡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원장이 외부 활동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면 부위원장 역할은 결국 안살림"이라며 "내년에 420명이 차질없이 이주해야 하는 것이 금융위의 최대 과제가 된 상황이다. 향후 시스템과 수 많은 회의체들, 직원들의 이직·휴직 니즈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해 외부 리더십으론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특히, 금융위는 다른 경제부처에 비해 조직 규모가 작고 인사 적체가 심한 곳으로 꼽힌다.
내부 고위직 승진 인사가 조직 사기에 미치는 영향도 상대적으로 크다.
금융위 출범 이후 외부 전문가가 부위원장으로 발탁된 사례로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정찬우 전 부위원장, 김소영 전 부위원장 등이다.
이번에도 외부 전문가 발탁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이전과 달리 조직의 존립 기반과 근무환경이 동시에 변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내부 인선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해석이다.
후보군으로는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신진창 사무처장 등이 거론된다.
이 원장과 신 처장 모두 금융정책과장과 금융정책국장 등 핵심 보직을 거친 정통 관료로 모두 후배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인사들이다.
◇서울·세종으로 갈라지는 금융당국…금감원 수석부원장 '가교' 부상
금융위의 세종 이전은 금감원 수석부원장 인사의 중요성도 키우고 있다.
현재 금융위와 금감원은 모두 서울에 자리 잡고 있어 금융정책 수립부터 검사·감독, 금융시장 현안 대응까지 긴밀한 협의가 가능한 구조다.
하지만 금융위가 내년 하반기 세종으로 이전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금감원의 지방 이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서울에 남게 될 경우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금융위와 이를 현장에서 집행하는 금감원 사이에 물리적 거리를 극복해야 한다.
가계부채 관리와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 등 금융당국의 주요 업무는 정책당국과 감독당국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양 기관의 정보 공유와 신속 공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그간 금융위 고위직 출신이 주로 맡아온 금감원 수석부원장의 역할도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원장을 보좌하는 동시에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의 정책적 이견을 조율하는 실질적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
현 이세훈 수석부원장 역시 금융위 사무처장을 거쳐 금감원으로 이동한 인물이다. 이 수석부원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25일까지다.
후임으로는 안창국 금융위 상임위원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금감원 내부 승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 입장에서는 내부 출신 수석부원장을 통해 조직의 독립성과 사기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금융위와의 협력 체계를 고려하면 금융위 출신 고위직이 맡아온 가교 역할을 간과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더욱이 금융위의 세종 이전으로 양 기관 사이의 일상적인 대면 협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석부원장에게는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소통과 조정 능력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1급 인사가 금감원 수석부원장으로 이동할 경우 금융위 내부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전직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결국 이번 금융당국 고위직 인사는 단순히 누가 승진하고 어느 기관으로 이동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며 "차기 금융위 부위원장에게는 세종 이전으로 흔들리는 조직을 추스르면서 정책 역량을 유지할 책임이, 금감원 수석부원장에게는 물리적으로 멀어지는 두 감독기구의 협력 체계를 지탱할 책임이 주어지게 됐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결국 금융위의 세종 이전이 금융당국 인사의 기준까지 바꾸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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