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시장에 동반 '서킷 브레이커'…개인들 패닉
"수급·심리가 좌우하는 시장" 증권가도 당혹
[연합뉴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바닥이 가늠이 안 되는데… 뭐라고 단정할 자신이 없네요."
낙폭이 과도하다며 반발 매수를 기대했던 증권가가 지난 15일 '검은 목요일'을 겪고선 말문이 막혔다. 저가 매수를 권했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하루 만에 신중론으로 정정했다. 낙폭은 과도하지만 상황을 반전시킬 재료가 안 보인단 것이다.
16일 연합인포맥스 '금융시장종합'(화면번호 3000)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7.57% 급락한 5,554.22에 거래를 끝냈다.
올해 4월 7일(5,494.78) 이후 최저치인데, 지수는 7거래일 만에 '7천피'에서 '5천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도 7.65% 내린 760.82로 마감했다.
두 시장에는 개장 후 얼마 안 가 '매도 사이드카'가 걸리더니 오후 들어선 낙폭을 확대해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양대 시장에서 동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지난 7월 29일 이후 약 두 달 반 만이다.
코스피는 지난 6일부터 7거래일째 하락했는데 이 기간 하락률이 21%에 달한다. 외국인이 집중 투매했다. 외국인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팔자'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에만 18조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전날 역대급 폭락장에 시황 담당 애널리스트들도 공황 상태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술 추격이나 미국 물가지표 쇼크 등만으로는 극단적인 급락장을 설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보고서에서 반등을 점쳤던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A씨는 "오늘 이렇게 많이 빠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한 구간이 아니다. 장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중심인데 내년까진 괜찮더라도 2028년에는 이익이 어떻게 나올지 의구심이 있다"며 "메모리 가격이 언제까지 상승할 수 있을지 외국인 투자자들도 의심을 덜어내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A씨는 "지난 7월 말 저점이었던 5,200선까지 밀릴 경우 분할 매수를 고려해 볼 만하지만, 그 선마저 이탈되면 5,000선도 하회할 최악의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며 "외국인 수급의 추세적 전환이 확인돼야만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증권사 시황 담당 연구원 B씨는 "일부에서는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언급하던데 이는 추세가 바뀐단 확신이 없을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며 "이날 장에서 일시 반등한다고 하더라도 추세 전환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장은 시장 전반에 공포 심리가 만연해 있어, 분석으로 지지선을 따지는 게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지수가 하락세를 어디서 멈출지, 어디까지 밀릴지 관측할 수 없다"고 했다.
CXMT의 신형 D램 개발 소식이 코스피를 끌어내린 주된 원인은 아니란 의견이다.
그는 "제품을 만든다고 발표한 것이지 양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며 "클라우드와 AI 관련 기업의 금리·자본 제약 문제가 불거진 탓이 커 보인다. AI 설비투자 전반에 대한 경계심 자체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B씨는 이어 "국내에선 매물을 받아낼 수급이 부족했다. 신용·미수 반대매매까지 나오면서 낙폭은 더 커질 수 있다"며 "외국인의 매수세가 나오거나, 최소한 매도세를 줄이는 모습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시장 심리와 수급의 반전 조짐이 확인되기 전까진 성급한 저가 매수나 추가 매수는 자제하는 게 좋다"고 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 C씨는 "폭락 장이었던 7월을 돌이켜보면 말일께 '바닥에 근접했다'는 관측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아직 저점에 다다랐단 생각이 안 든다"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애널리스트로서 능력이나 역량을 떠나 예측치를 내놓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물가가 0.1%포인트 높았다는 사실만으로 반도체 주가의 폭락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AI 기업들은 빚을 내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 이 금리에 설비투자를 계속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가수익비율(PER)로 주가 수준을 가늠하려면 이익이 유지된단 전제가 필요한데, AI 투자 사이클이 끝났다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AI 투자가 진짜 끝났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시장에서도 그 가능성을 전보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C씨는 "많이 내려온 만큼 저가 매수를 염두에 둘 수는 있겠지만 지난 7월 말처럼 한 번에 몰아서 살 상황은 아니다"라며 "추세를 정확하게 확인하려면 저점 대비 20%가량은 올라야 한다. 조금씩 분할 해 매수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mkshin@yna.co.kr
신민경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