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미국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의 시가총액이 이번 주 1조달러 이상 증발하면서 급격한 조정의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한국 증시에서 시작된 반도체주 매도세와 중국의 기술 추격 우려, 예상보다 높은 미국 물가와 금리 부담, AI 과잉투자 논란이 복합적으로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15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0월 초 고점 대비 약 12% 하락했다.
이번 주 반도체와 AI 관련 대형주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은 1조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 투매의 첫 번째 배경으로는 한국 증시의 급락이 꼽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이번 주 초부터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하루 만에 12.76%, 삼성전자는 10.56% 하락했으며, 한국 시장에서 시작된 매도세는 일본과 미국 반도체주로 빠르게 번졌다.
미국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인텔, AMD, 마벨테크놀로지 등이 일제히 떨어졌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술 진전도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CXMT가 더욱 고밀도인 새로운 반도체 구조 개발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밝히면서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빠르게 추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예상보다 높은 미국 물가도 반도체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3.6%를 웃돌았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라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92%로 반영했다.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애셋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틀 연속 예상보다 높은 물가 지표가 나오면서 연준은 올해 다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높아진 자금조달 비용도 AI 투자에 대한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달 초 5.34%까지 치솟은 뒤 하락했지만 여전히 수십 년 만의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데이비드 모리슨 트레이드네이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AI 투자의 미래 수익이 언제, 얼마나 발생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향후 수익률을 잠식할 수 있다는 것이 우려"라고 설명했다.
AI 기업들의 과잉투자와 매출 성장 둔화 우려도 다시 부각됐다.
앤트로픽은 3분기 매출이 16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하지만 DA데이비슨은 직전 분기 매출이 47억달러에서 115억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성장세는 "우려스러운 둔화"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올해 약 8천억달러의 자본지출을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프리스는 "최근 여러 거래일 동안 시장의 막대한 불안을 야기한 핵심 요인은 앤트로픽의 새로운 실적 수치에 대한 기대와 우려였다"고 분석했다.
AI 데이터센터 업체 코어위브도 자금조달 비용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다.
코어위브가 지난 6월 발행한 2032년 만기 채권의 금리는 발행 당시 9.625%에서 이번 주 약 15%까지 상승했다.
다만 반도체주 조정이 변곡점에 가까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JP모건은 반도체주가 지난 6월 사상 최고치보다 약 15%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점을 들어 반등 가능성을 제기했다.
JP모건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최근 실적 업데이트는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인 강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반도체주는 최근의 우려를 극복하고 다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출처 : 연합뉴스 사진 제공]
kphong@yna.co.kr
홍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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