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망 연계 시스템 개발에 비용…"외은 합류 땐 투자자 유입 이점"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해외원화업무취급기관(RFI-K) 제도 도입 한 달을 앞두고 공개된 등록 명단에는 국내 은행 해외 거점만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기준 등록기관 10곳 가운데 외국계 금융기관은 없었다.
중개업계에서는 제도 변경에 따른 내부 승인과 전산 개발 부담이 외국계의 참여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실제 고객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5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RFI-K로 등록한 기관은 10곳이다. 우리은행이 도쿄·싱가포르·런던·중국(북경 위치) 등 4곳, 하나은행이 런던·싱가포르 2곳, 신한은행이 런던·싱가포르 2곳, 국민은행이 싱가포르·런던 2곳이다.
재경부는 지난달 16일 RFI-K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RFI 가운데 원화 업무를 하려는 기관이 별도로 등록하면 국내 외국환은행에 통합계좌를 열고 한국은행 원화국제결제망을 통해 역외 원화결제를 할 수 있다.
한 외환중개사 관계자는 "RFI-K를 통해 역외 원화 실물인도 상품 수요가 강해지거나 거래가 활성화됐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재는 시중은행 해외지점만 등록돼 있고, 그 외 해외 기관에도 계속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며 "명시적으로 몇 월에 들어오겠다고 확정된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 원화국제결제망과 함께 가는 제도여서 시스템 개발 등에 비용이 든다는 이야기는 저희도 들었다"며 "외국계 은행이 참여하도록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외환시장운영협의회 등을 통해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도 수렴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이 RFI-K에 합류하면 외국인 투자자들도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국계 금융기관이 관망하는 배경에는 결제망 연계를 위한 시스템 준비와 비용 문제가 꼽힌다. 글로벌 은행은 원화 외에도 십수 개 통화를 함께 운영하는 만큼 제도가 바뀔 때마다 내부 승인과 전산 개발을 다시 거쳐야 한다.
또 다른 외환중개업계 관계자는 "해외 은행들은 IT 시스템을 바꾸는 데 최소 6개월이 걸린다"며 "원화만 하는 게 아니라 열 몇 개 통화를 운영하는데 제도가 아직 정착되기 전이니 일단 두고 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RFI-K가 나오자 해외에서는 기존 RFI가 없어지는 것이냐는 질문부터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은행과 실수요 투자자 사이의 온도차도 거론된다.
은행들은 기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구조에 익숙해 거래 방식을 바꿀 유인이 크지 않다. 반면 원화 채권·주식에 투자하는 해외 리얼머니는 실물인도 거래에 관심이 크다는 평가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해외 로드쇼에서 만나는 채권·주식 투자자들은 관심이 많다"며 "NDF로 헤지하면 픽싱 리스크 등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데, 실물인도 거래로 바꾸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국도 제도 도입이 곧바로 거래 확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른 재경부 관계자는 "RFI 도입 때도 수십 개 기관을 만나 보니 당장이라도 할 것 같았지만, 실제 유치에는 당국의 노력이 컸다"며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일단 규제를 푸는 게 좋다고 하지만 실제 수요가 얼마나 될지는 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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