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선임기자 = 최근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재확산하면서 주요국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 가운데, AI 관련 자산 청산이 주식과 채권시장은 물론 외환시장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외환 옵션 트레이딩 책임자인 프라닛 샤는 16일 내부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의 환율 패턴이 단순한 위험 선호·회피 움직임이라기보다는 AI 투자 사이클을 둘러싼 교역조건 재조정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라닛 샤는 아시아 통화의 약세와 스위스프랑 및 유로화 강세 등을 언급하면서 "시장은 AI 관련 통화 블록을 전통적인 자금 조달 통화 대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와 대만 달러는 환율 변동이 심할 때는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르다는 점도 짚었다.
한국은 여전히 강력한 수출국으로서 달러 환산 완충 장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만은 훨씬 더 큰 포지션을 안고 조정장에 진입해 조정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폭은 더 좁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증시가 외국인 매도와 마진거래 가속화, 반도체 기업의 자사주 매입 종료 등에 따라 여전히 심각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원화에 똑같은 수준의 압력이 가해지는 것은 아니라고도 했다.
외환시장의 무질서한 움직임을 완화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개입에 나설 수 있는데, 한국이 대만보다 좀 더 유리한 위치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SPI의 스티븐 인네스 매니징 파트너는 자신의 서브스택에 "AI 관련 증시 조정에 따른 피해 규모는 점차 무시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외환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커졌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만 중앙은행이 달러를 매도하고, 인도 중앙은행이 국내외에 달러를 공급하고,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공개적으로 루피아화를 방어하고 있는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대체로 달러 압박으로 보고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시아 증시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하고, 현지 통화는 약세를 보이며, 중앙은행들이 이에 대응해 통화 정책을 펼치는 광경은 이전에 본 적이 없다"라고도 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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