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다음주 10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일부 금통위원이 주목하고 있는 가계 보유 M2(광의통화) 증가율이 최근 사상 최저치 기록을 재차 깨면서 그 해석에 관심이 쏠린다.
물가 상승률과 인과적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계 보유 M2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물가와 크게 관련이 없는 기업 보유 M2는 대폭 확대되는 등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반도체 기업의 역대급 호황에도 불구하고 민간의 소비 심리는 크게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반영하는 지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M2는 전년 동월 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가 편제된 지난 2003년 이후 최대폭 감소세다.
특히 지난 6~8월 연속으로 가계 보유 M2가 줄어든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가계 보유 M2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1월과 2월을 제외하면 올해 6~8월이 유일하다.
감소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 6월 당시 0.8% 줄어들면서 사상 최저 기록을 새로 썼는데, 7월에는 1.6% 줄어들며 다시 기록을 경신했고, 8월에는 그보다 더 큰 폭(-2.0%) 줄어든 것이다.
한은의 예상을 빗나간 것이기도 하다.
한은 집행부는 지난 8월 금통위 당시 6월 가계 보유 M2가 감소 전환한 것을 두고 "7월 이후에는 주가 조정 등으로 개인의 주식 순매수 규모가 축소된 점에 비춰 이러한 가계 보유 M2의 감소 추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한은의 설명대로 개인 투자자는 지난 5월과 6월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35조1천억 원, 42조4천억 원씩 순매수했지만 7월, 8월에는 5조4천억 원, 3조2천억 원 순매수로 그 폭이 크게 줄었다.
그런데도 가계가 보유한 광의통화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가계 보유 M2는 물가와 인과적 관계가 있는 것으로 한은이 지난 2018년 분석한 지표여서 더욱 관심을 끈다. 일부 금통위원도 지난 8월 회의 당시 "기업 보유 M2와 달리 가계 보유 M2는 물가와 인과적 관계가 있다"면서 이에 대해 주목한 바 있다.
같이 봐야 할 것은, 동일 기간 기업 보유 M2는 급증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비금융기업이 보유한 M2는 전년 대비 20.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9년 8월(+21.1%) 이후 17년 만에 최대 폭이다.
반도체 기업의 초호황이 이어지면서 전체 경제 성장 지표가 급격한 호조세를 띄는 와중에도 민간 소비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이를 뒷받침할 만한 수치가 나타난 것이다.
한국은행
시선은 9월 M2로 향한다. 9월에는 개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14조2천억 원 순매도한 바 있어서다.
코스피가 지난 6월19일 9,052.42를 고점으로 7월30일 5,593.56까지 조정받은 뒤 8~9월에는 6,500~7,000선으로 일부 반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투자자가 9월에 그간의 손실을 일부 실현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결국 가계 보유 M2가 줄어든 이유는 명백하게 가계가 주식을 매수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하는데, 흘러간 돈이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9월에 개인들이 일부 손실을 실현한 것으로 보이는데, 손절매한 자금으로 소비를 적극 늘리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임금을 포함한 가처분소득 증가가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원리금 상환 부담은 지속되다보니 예금 축적 능력이 구조적으로 약해지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면서 "여기에 더해 주식이 조정받을 때 계속 추가매수로 대응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계청 빅데이터에 수록된 신용카드 이용금액만 놓고 보면 민간소비가 반등하거나 살아난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jhkim7@yna.co.kr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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